[최용재기자] 박지성. 그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축구의 상징은 박지성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10 남아공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의 업적, 모두 박지성이 중심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클럽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은 한국 축구,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위대하다'라는 표현. 박지성만큼 잘 어울리는 선수도 없다. 박지성의 발걸음과 업적, 그리고 영광은 위대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성실함, 겸손함이 빛났다. 지난 10여 년 동안 박지성은 한국 축구 선수 중 가장 완벽한 선수였다. 그렇기에 박지성은 축구팬들,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박지성의 위대함이다.
이런 위대한 박지성이 떠난다. 박지성은 14일 현역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무릎 상태가 더 이상 경기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박지성은 떠났고,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박지성을 이제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어떤 요소들이 박지성을 위대하게 만들었는가. 철저한 자기 관리, 성실함, 프로 의식 등 박지성 개인적인 노력이 있었다.
박지성은 "가장 기본적인 것은 얼마나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마음이 강하냐는 것이다. 유혹을 떨쳐내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다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과 같은 축구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했다. 쉽지만 지키기 어려운, 박지성은 '기본'을 강조했다.
그리고 박지성에게는 위대한 스승들이 많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 알렉스 퍼거슨 감독 등 세계적 명장들이 박지성의 성장을 도왔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박지성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지성은 "나를 지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분들에게 지도를 받았다는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런 스승들을 거치지 못했다면 지금의 위치에도 오지 못했다. 어떤 스승 한 명이 빠졌다면 지금과 같은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승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히딩크 감독과 퍼거슨 감독에게는 특별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월드컵 대표로 발탁해 유럽 무대로 데려간 이고,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이 유럽에서 꽃을 활짝 피우게 만들어 준 이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님이 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 나를 월드컵에서 뛰게 해줬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데려간 분이다. 그 시기가 전환점이었다. 히딩크 감독님은 나에게 언젠가 영국, 스페인 등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유럽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다. 퍼거슨 감독님도 세계 최고의 레벨에서 경기할 수 있게 해주셨다. 그들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게 많이 지도를 해 주셨다.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노력, 위대한 스승들이 지금의 박지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박지성, 위대한 박지성을 만들어 준 '결정적 한 마디'가 있다. 박지성이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박지성은 타고난 천재가 아니다. 체구는 작다. 그렇다고 아주 빠르지도 않다. 게다가 평발이다. 박지성은 축구 선수로서의 절망적인 조건을 가졌다. 그런데도 최고의 선수가 됐다. 박지성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항상 가슴 속에 간직했던 그 한 마디로 인해 박지성은 버티고 노력하고 또 극복할 수 있었다. 스승에게 들었던 그 뜨거웠던 한 마디는 바로 이것이다.
"축구는 덩치가 크다고, 빠르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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