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88.9%의 확률을 지켜낼 수 있을까. 7시즌 만에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우승을 노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맞붙은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 2패로 밀렸다, 오는 3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인 4차전을 잡지 못한다면 삼성화재의 7년 연속 우승 장면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한다.
현대캐피탈의 이번 챔피언결정전 출발은 좋았다. 지난 3월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 1세트 초반 주포 아가메즈(콜롬비아)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현대캐피탈은 3-0으로 삼성화재를 꺾었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역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마지막에 웃은 확률이 88.9%나 된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놓친 경우는 각각 한 차례씩밖에 없었다. 때문에 1차전 승리 후 현대캐피탈은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2, 3차전을 연달아 삼성화재에게 내줬다. 2차전은 1세트를 먼저 따내며 1차전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지만 역전패를 당했고, 1일 열린 3차전에서도 1, 3세트 중반까지 리드를 잡았지만 결국 따라잡혀 0-3으로 졌다.
현대캐피탈이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강력한 서브에 있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서브 에이스 4개로 1개를 기록한 삼성화재를 앞섰다. 무엇보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든 부분이 주효했다. 2단 연결이 불안해지자 삼성화재 주포 레오(쿠바)의 공격 범실도 늘어났다.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범실이 25-9로 삼성화재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서브에서만 14개의 범실이 나왔다. 반면 삼성화재의 서브 범실은 딱 절반인 7개를 기록했다.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야 했는데 현대캐피탈은 14차례나 그 기회를 날린 셈이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범실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제 4차전을 내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코너에 몰렸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승부를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가야 한다.
간단한 얘기지만 서브 범실을 줄이면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야 한다. 삼성화재가 갖고 있는 약점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2009-10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끝까지 몰아 붙인 경험도 갖고 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렸지만(당시 챔피언결정전은 7전 4선승제로 치러졌다) 5, 6차전을 잡고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있다.
만약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한다면 오히려 삼성화재가 5차전에서 더 큰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삼성화재는 4차전에서 승부를 마무리지을 생각이다. 현대캐피탈과 견줘 한 경기 더 여유를 갖고 있긴 하지만 빈 틈을 보였다간 어떻게 반격을 당할 지 모른다. 바로 1차전이 그랬다.
삼성화재는 1차전서 흔들렸던 주전 리베로 이강주가 2, 3차전을 치르는 동안 안정을 찾고 있는 부분이 힘이 되고 있다. 신치용 감독은 "(이)강주의 리시브 성공률이 50% 이상만 기록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는데 3차전에서도 이강주는 리시브 성공률 58.01%를 기록했다. 역으로 보면 현대캐피탈은 강하고 정확한 서브로 이강주의 리시브 성공률을 떨어뜨려야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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