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FC서울은 지난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이다.
결승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탈 아시아급 팀이라던 광저우를 유일하게 긴장시킨 클럽이 서울이었다. 서울은 광저우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철옹성 같았던 광저우 원정경기에서 유일하게 골을 넣은 서울이었다. 결승 2경기 모두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준우승에 머문 것이 아쉬웠을 뿐이다.
지난해 우승팀 광저우는 올 시즌에도 여전히 강호의 위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준우승팀 서울은 그렇지 않다. 서울은 올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는 고전했지만 ACL에서는 서울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올 시즌은 K리그에서도 ACL에서도 서울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ACL F조 4차전 FC서울-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전. 현재 서울의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서울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고, 상대의 단순한 공격에 실점을 허용했다. 공격은 미약하고 수비는 허술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은 전반 20분 상대 노츠다에 선제골을, 후반 25분 황석호에 추가골을 허용했다. 후반 8분 윤일록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탔지만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종반 두 개의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 그마나 다행이었다. 그것도 2개 중 하나만 성공시켜 2-2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극적으로 비겼지만 웃을 수 없었다.
ACL 2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서울이다. 지난해 ACL 결승에 오르기까지 서울에 두 경기 연속 무승은 없었다. 그런에 이번에는 히로시마에 원정 패, 홈 무승부로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였다.
현재 서울은 1승2무1패, 승점 5점에 머물며 F조 꼴찌로 추락했다. 센트럴코스트(호주)가 승점 6점으로 1위로 올라섰고, 히로시마(승점 5점), 베이징 궈안(중국, 승점 5점)과는 승점이 같지만 순위는 서울이 맨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졌다.
서울, 이대로는 안 된다. 서울은 이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 서울은 지난 시즌 ACL 준우승팀의 위용을 이어가야 한다. 조 꼴찌라는 성적은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2팀과 승점은 같다지만 꼴찌는 꼴찌다. 서울에는 굴욕이다. 서울은 살아나야 하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서울은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야 한다
서울은 앞으로 조 예선 2경기 남았다. 센트럴코스트 원정, 베이징과의 홈경기다. 서울은 남은 2경기를 반드시 이겨놓고 다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두 경기 중 한 경기라도 패배한다면 16강 진출이 힘들게 될 수도 있다. 사활이 걸린 2연전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아직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는 상황을 인정하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은 여유롭지 않다. ACL 조예선도 절반이 지나갔고 이제 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은 하루빨리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이 있다.
서울의 변화를 기다린다. ACL 준우승팀의 위용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서울은 그렇게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품었다. 그 잠재력이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가 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