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SK 와이번스가 두 가지 천적 관계를 한꺼번에 청산했다. 하나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한 것이고, 또 하나는 LG의 투수 류제국에 관한 것이다.
SK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1차전에서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13-8로 승리했다. LG는 홈 개막전을 찾은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SK는 2승1패, LG는 1승2패의 시즌 전적을 각각 기록했다.
SK에게는 지난해 확고했던 LG와의 천적관계를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깨끗하게 씻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승리였다. 지난해 SK는 LG를 상대로 5승11패에 그쳤다. 상대전적 중 최악이었다. 특히 류제국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류제국은 SK전에 5차례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1.86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경기 전 SK 이만수 감독은 더 이상 류제국에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류제국이) 지난해 우리한테 잘 던지더니 올해도 계속 나온다"며 웃은 뒤 "작년부터 잘 알고 있었으니까 대비를 잘 했을 것이다. 김경기 타격코치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SK는 1회초 타자일순하며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LG는 류제국의 난조와 내야 수비의 불안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SK는 조동화, 최정이 연속해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스캇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LG의 내야 실책과 나주환, 정상호의 적시타를 묶어 4점을 추가해 5-0까지 앞서나갔다.
LG도 반격에 나섰다. 2회말 조쉬벨과 정의윤의 연속 안타, 상대 폭투로 만든 무사 2,3루 찬스에서 이병규(9번)가 깨끗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SK도 3회초 곧바로 나주환의 희생 플라이로 6-2로 달아났다.
LG는 3회말 SK의 턱 밑까지 따라붙었다. 중심타선의 집중력이 무서웠다. 선두 박용택이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진영의 2루수 땅볼 때 박용택이 2루에서 아웃됐지만, 출루에 성공한 이진영이 2루 도루를 감행하며 1사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정성훈의 적시 2루타, 조쉬벨의 좌월 투런포가 이어졌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6-5까지 좁혀졌다.
LG는 6회말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 이병규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주자 문선재가 2루를 훔쳤다. 그 사이 포수 조인성의 악송구가 나오며 무사 3루가 됐다. 대타 김용의까지 볼넷을 골라 무사 1,3루. 조윤준이 투수 땅볼을 쳤지만 SK 진해수가 홈 악송구를 저질러 6-6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LG로서는 이어지는 1사 만루 찬스에서 경기를 뒤집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진영이 헛스윙 삼진, 정성훈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자 SK는 7회초 김강민의 적시 2루타, 조동화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9-6의 리드를 잡았다.
결국 SK는 8회초 1점, 9회초 2점을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은 끝에 5점차로 승리했다. SK의 천적이던 류제국은 제구 불안에 수비의 도움까지 받지 못하며 4.1이닝 4피안타 7사사구 6실점(1자책)으로 국내 데뷔 후 첫 SK전 패전의 고배를 들었다. 나주환이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LG 격파의 선봉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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