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설레는 프로야구의 시작. 개막전이라는 무게감에 어울리는 투타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투수-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광현(SK)과 박병호(넥센)의 맞대결이다.
두 선수에게는 외국인 선수의 홍수 속,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과제도 주어져 있다. 투수 쪽 주요 타이틀은 이미 몇 년째 외국인 선수들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타자 쪽도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들이 돌아왔다. 벌써부터 박병호와 외국인 선수의 홈런왕 대결에도 관심의 눈길이 쏠린다.
3년 전, 2011시즌 개막전에서는 류현진(당시 한화)과 이대호(당시 롯데)의 투타 맞대결이 최고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지금 두 선수는 한국에 없다. 류현진은 미국 LA 다저스, 이대호는 일본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야구팬들에게는 가슴 떨리는 맞대결이었다. 당시 이대호는 류현진으로부터 홈런을 뽑아내며 빅매치에 흥미 요소를 더했다.
이대호가 2012년 일본으로, 지난해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난 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크게 주목을 모으는 투타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마땅한 슈퍼 에이스, 특급 타자가 없었기 때문. 그러나 그 사이 박병호가 홈런왕 2연패를 달성하며 크게 성장했고, 김광현도 구위를 회복해 올 시즌 전성기 시절의 투구를 예고하고 있다.
SK와 넥센은 29일 문학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SK 이만수 감독은 지난 24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김광현을 개막전 선발로 발표했다. 자연스럽게 김광현과 박병호의 개막전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해까지 상대전적에서는 박병호가 우위에 있다. 김광현 상대 타율이 4할(15타수 6안타)에 이른다. 홈런도 1개 쳐냈다. 장타율 6할6푼7리에 출루율 4할3푼8리로 두 가지 수치를 더하는 기록인 OPS는 무려 1.105에 이른다.
하지만 박병호는 아직 전성기 시절의 김광현을 상대해 보지 못했다. 김광현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박병호는 주로 2군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 박병호와 김광현의 맞대결 성적은 2012년과 지난해, 두 시즌에 걸쳐 만들어진 기록이다. 김광현이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팀의 승패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광현으로서는 박병호를 잡아내지 못하면 넥센의 강타선을 요리하기 어렵다. 박병호 역시 자신이 침묵하면 팀 타선의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사 만루에서 박병호와 김광현이 타석과 마운드에서 만나는 모습. 팬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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