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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도 몰랐던 산둥의 저질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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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인터뷰 무성의, 중국 취재진은 통역 부재에 불만 메시지 남겨

[이성필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중국 클럽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리그의 발전된 모습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질을 떨어트리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이 그랬다. 이날 산둥 루넝은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2-2로 비겼다. 두 번이나 페널티킥을 얻어 두 골을 먼저 넣고 포항 신광훈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2-2로 비겨 원정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산둥의 경기력은 포항을 압도하지 못했다. 포항이 정상적으로 산둥과 맞섰다면 패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형편이 없었다. 최근 중국 축구는 돈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산둥도 CSKA모스크바(러시아)에서 뛰었고 브라질 대표로도 활약했던 바그너 러브를 보유하는 등 전력 향상을 꾀했다. 그러나 순수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된 포항을 압도하지 못했다.

경기 결과가 실망스러웠던지 산둥 쿠카 감독은 경기 종료 후 30분 이상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AFC 규정에 따르면 승패에 상관없이 원정팀 감독이 먼저 기자회견에 응해야 하는데 그는 한참동안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포항 관계자가 산둥 선수대기실로 뛰어가 7차례나 기자회견 요청을 했지만 답이 없었다. 포항 관계자가 우즈베키스탄인 매치 코디네이터까지 대동하고 감독을 만나고 나서야 움직였다.

그 사이 황선홍 포항 감독이 먼저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보니 쿠카 감독의 기자회견이 이미 끝난 줄 알고 온 것이다. 황 감독의 회견 내용은 영어로 통역이 됐다. 규정상 자국어 통역은 원정팀이 준비해야 하는데 산둥은 자국 기자들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황 감독의 회견을 지켜봤다.

황 감독이 먼저 회견을 한 뒤 쿠카 감독은 40분여가 지나자 자리에 앉았다. 쿠카 감독은 "드디어 인터뷰를 하게 됐다"라며 불평 불만부터 털어놓았다. 포항 구단의 경기 운영이 엉망이라며 화만 내더니 취재진 질문에 성의없이 대답을 하고 떠났다. 산둥 측은 중국어 통역만 한 뒤 사라졌다. 영어 통역을 해줘야함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급했는지 사라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취재진이 난리가 났다. 황 감독의 기자회견에 딴지를 걸고 나선 것이다. 중국어 통역이 왜 없었냐는 것이다. 한 중국 기자는 포항 측에 "포항이 중국어 통역을 제공하지 않았으니 산둥도 포항 원정시 한국어 통역을 제공하지 않겠다"라는 유치한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기도 했다. 규정도 제대로 모르면서 불만 사항을 무조건 지르고 본다는 중국식 태도로밖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산둥은 챔피언스리그 단골 손님 중 한 팀이다. 규정을 알면서도 사실상 모른 척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포항은 경기장 사전 답사를 하겠다는 산둥의 요청에 구단 프런트가 쉬는 날까지 나서 이들을 안내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대접을 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씁쓸한 산둥 측의 행동이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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