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0.1톤의 위력.'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들 중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가는 주인공은 롯데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다. 히메네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올 시즌 등록선수 중 몸무게가 127kg로 가장 무겁다. 지난 2006시즌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캘빈 피커링(125kg)보다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가 역대 최고 중량 외국인선수가 됐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타자로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장타 생산 능력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대호(소프트뱅크) 홍성흔(두산 베어스) 등이 팀을 떠난 뒤 거포 부재에 시달렸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준석을 두산에서 데려왔고 여기에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지난 2011년 이후 다시 한 번 세 자릿수 팀 홈런 달성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롯데는 2011시즌 111홈런, 2010시즌 195홈런, 2009시즌 121홈런을 연달아 기록하며 '대포군단'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난 후인 2012년과 지난해 팀 홈런은 각각 73개와 61개에 그쳤다. 이런 이유 때문에 히메네스에 거는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가고시마에서 각각 치른 1, 2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손 맛을 못보고 있었다. 시원한 장타를 기대했던 김시진 감독이나 박흥식 타격코치 등 코칭스태프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런 히메네스가 마침내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그는 지난 2일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서 2점포를 쏘아올렸다. 히메네스는 이날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백팀 1루수 겸 5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히메네스는 손아섭, 최준석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다. 강민호가 히메네스에 이어 6번타자로 나왔기 때문에 사실상 올 시즌 롯데 타선의 주전 선발 라인업을 미리 시험가동한 셈이다.
히메네스는 3-4로 끌려가고 있던 7회말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 드디어 홈런포를 가동했다. 히메네스의 투런 한 방에 백팀은 경기를 뒤집었다. 자체 청백전이라 큰 의미가 없었지만 히메네스는 모처럼 배팅 파워와 클러치 능력을 모두 보여줬다.
히메네스는 "스프링캠프에 와서 걱정이 많았다"며 "동료들과 같은 수준으로 몸상태를 맞추기 위해 조금 서둘렀다"고 했다. 의욕이 앞섰던 부분이 오히려 독이 됐다. 스윙 궤적이 흔들리면서 타격 타이밍까지 잘 잡지 못했다. 그는 "무리하게 연습을 하다보니 스윙 매커니즘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래도 히메네스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함께 캠프로 온 개인 트레이너에게 자신의 타격자세를 촬영해달라고 부탁했다. 스스로 문제점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결국 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자체 청백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히메네스는 "조금씩 느낌이 좋아지고 있다"며 "조급한 마음을 버리니 내 스윙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히메네스의 방망이가 살아난다면 롯데 입장에선 희소식이 분명하다.
한편 마지막 청백전에서는 히메네스 외에도 정훈과 박종윤이 청팀 2,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각각 솔로포로 나란히 손 맛을 봤다.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롯데 선수단은 4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5일은 휴식을 취한 뒤 6일과 7일에는 상동구장에서 SK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르며 8일 개막하는 시범경기 준비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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