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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정재영 "딸 있었다면 이 영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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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감독 "정재영, 연기 가늠할 수 없는 배우"

[권혜림기자] 배우 정재영이 영화 '방황하는 칼날'에서 분노와 눈물이 어우러진 부성애를 연기하던 과정을 돌이켰다.

이정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정재영과 이성민이 주연을 맡은 '방황하는 칼날'은 한 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버지 상현과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의 추격을 그린 드라마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정재영이 주인공 상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딸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피해자, 아버지란 이름으로 심판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던 살인자의 모습까지 그려내며 전작 속 코믹한 이미지와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상현 역에 완벽하게 빠져든 정재영의 모습은 현장에서 지켜보던 제작진마저 놀라게 했다는 후문. 정재영은 "신선하고 디테일한 시나리오, 이정호 감독의 작품에 대한 확실한 생각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부모의 입장이라 스토리에 더 공감이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극 중 싸늘한 주검이 된 딸의 모습을 시체안치소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장면을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신으로 꼽았다. 정재영은 "내게 딸이 있었다면 이 영화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극 중이지만 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았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상황과 감정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만지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정호 감독은 정재영을 상현 역에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배우들을 캐릭터의 이미지에 넣고 생각하면 막연하게 '어떻게 연기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정재영이라는 배우는 그걸 전혀 가늠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를 찍으면서 정재영이라는 배우가 만들어 내는 상현의 하루 하루를 보는 것이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파괴되고 무너져 가는 한 아버지의 절절함이 정재영의 새로운 면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높였다.

'방황하는 칼날'은 오는 4월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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