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4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는 지금, 모든 팀들과 팬들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전북 현대'다.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의 올 시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왜 유독 전북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일까. 올 시즌을 앞두고 거의 유일하게 '투자'를 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지갑을 닫았다. 투자하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은 그래서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전북은 달랐다. 전북만이 프로 구단의 '정석'을 보여줬다. 전북은 김남일, 한교원, 이승렬, 김인성, 최보경, 이상협, 마르코스, 카이오 등을 폭풍영입하며 최상의 전력을 꾸렸다. 필요한 전력을 얻기 위해 투자한 전북, 그래서 올 시즌 우승후보 0순위다.
그렇다면 전북은 어떻게 다른 구단들과는 달리 지갑을 열 수 있었을까. 프로 의식이 철저한 전북 프런트, 전북이라는 클럽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 그리고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난 22일 2014시즌 전북 현대 출정식이 끝난 후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투자의 비결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왜 투자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들을 수 있었다.
최 감독은 "프로 스포츠는 투자를 하는 팀이 성적이 나고 투자를 해야만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사실 우리도 선수 영입이 어려웠지만 단장님과 모기업에서 축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분명히 어려운 가운데서도 투자할 수 있었다"며 여유가 있어 투자한 것이 아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K리그 전체를 위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하지 않으면 K리그는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전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해야만 했던 이유다. K리그의 대표 클럽으로서 전북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전북을 위해서, 또 K리그 전체를 위해서 전북은 투자한 것이다.
최 감독은 "전북은 모기업의 홍보 역할도 잘 해내야 한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서도 모기업 홍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지훈련을 브라질로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북이 앞으로 꾸준하게 K리그 정상권에서 운영되려면 바람직한 투자는 필요하다"며 전북을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특히 모기업과의 윈-윈 효과에 주목했다. 투자하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아닌, 투자를 하면 할수록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모기업의 인식 차이. 전북이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다. 구단과 모기업의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이어 최 감독은 K리그 전체를 위한 투자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K리그 전체를 보면 지금 많은 선수들이 중국, 중동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몇 년 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K리그 자체가 하향평준화 될 수 있다. 질이 떨어질 수 있다. K리그 경쟁력 자체가 떨어지게 된다"고 걱정했다.
그렇다고 '묻지마 투자'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무조건적인 투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지금 중국 슈퍼리그가 묻지마식 투자로 몸집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무조건적인 투자는 반짝 빛을 볼 수 있지만 지속하기가 어렵다. 무조건 투자가 아닌 꾸준하면서 합리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최 감독은 "지금 중국이 세금 없이 연봉을 100만달러 이상 주고 있다.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런 무조건적인 투자는 지양돼야 한다. 전북은 무조건적인 투자가 아니다. K리그도 각 팀들의 특색에 맞게, K리그의 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합리적인 투자의 방향을 제시했다.
팀을 위해, 또 K리그 전체를 위해, 모기업의 인식변화에서 오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투자. 강희대제와 전북 현대가 내뿜고 있는 '투자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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