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2014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포지션 경쟁이 치열하다. 1루수와 좌익수 자리가 대표적이다. 마운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송승준, 장원준,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으로 구성된 선발진의 나머지 한 자리가 그렇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5선발 자리를 두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젊은 투수들부터 중고참까지 모두를 테스트하고 있다. 롯데 투수들 중 최선참인 이용훈도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용훈은 2012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버팀목 노릇을 했다. 당시에도 롯데는 선발 한 자리가 부족했다. 그런데 이용훈이 분발하며 그 자리를 잘 메웠다. 그는 8승 5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하며 마운드 전력에 힘을 보탰다. 부상 때문에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서 개점휴업한 것이 아쉬웠지만 전반기 이용훈의 활약 덕에 롯데 마운드는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2012년의 활약으로 이용훈은 지난 시즌에도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도중 무릎을 다쳤다. 부상은 시즌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 지루한 재활이 반복돼 제 몫을 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아프지 않고 전지훈련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용훈은 12일 2차 캠프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무뎌진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1차 캠프를 미국 애리조나가 아닌 사이판에서 시작했다. 김시진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투수조와 야수조로 이원화했다. 고참급 투수들과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들은 애리조나로 가지 않고 사이판에 따로 캠프를 차렸고, 이용훈도 여기에 속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았지만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던 젊은 투수들과 견줘 차이는 있었다.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했던 투수들은 타자들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 공도 던지고 자체 청백전 등 경기도 뛰었지만 이용훈을 포함한 사이판조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선수단 본진이 가고시마로 왔기 때문에 이용훈도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이용훈은 12일 정대현, 김승회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세 투수는 15분씩 나눠 공을 뿌렸다. 타자를 배터박스에 세워두고 실시한 투구였다. 정 코치는 앞으로 있을 연습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사이판 투수조의 실전같은 피칭을 요구했다.
이용훈은 "9개월 만에 오르는 마운드"라며 "경기가 아닌 훈련이지만 긴장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지난해 6월 이후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부상 회복이 우선이라 재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용훈은 투구를 마무리한 뒤 "평소 리듬대로 공을 던지려 했다"며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한 것 치고는 괜찮았다"고 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투구시 밸런스 유지다. 그동안 공을 던지지 않은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흐트러진 투구폼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그는 "머리 속에서 그렸던, 그리고 평소 던지는 것처럼 리듬대로 공을 뿌리려 한다"며 "현재 몸상태는 70%정도다.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훈은 이재곤, 이상화, 홍성민, 배장호, 심수창 등 후배들과 5선발 자리를 두고 계속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즐겁다. 함께 땀을 흘리고 공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힘이 부쩍 난다.
그가 2012시즌 때 모습을 회복한다면 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이용훈도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캠프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