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남자 핸드볼대표팀이 큰 숙제를 안았다.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대표팀이 6일 오전(한국시간) 바레인 마나마 칼리파 스포츠컴프렉스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아선수권대회 5-6 결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30-25로 이겼다. 한국은 이로써 이번 대회를 5위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체력이 고갈되고 부상자가 계속 나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전반을 15-15로 마친 한국은 지난 5일 오만전에서 부상을 당한 레프트백 고경수의 공백을 절실하게 느끼며 힘든 후반을 맞이했다.
주포인 피봇 박중규마저 다리를 절뚝거려 경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레프트백 정한이 혼자 5점을 해내며 사우디에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21분이 지난 뒤에는 5골을 몰아 넣으며 사우디의 추격의지를 잠재웠다. 정한이 7득점, 엄효원이 6득점으로 힘을 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포함해 5승1무1패로 아시아선수권을 끝냈다. 개최국 바레인에 1점 차로 패한 것이 유일한 패배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패배로 4강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대표팀은 오는 7일 귀국해 핸드볼리그 등을 치른 뒤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비한다.
한국 남자 핸드볼의 고민은 깊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켰지만 이후 '우물 안 개구리'처럼 돼가고 있다. 이번 대회 4강 좌절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풍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귀화 선수 등으로 전력을 보강한 중동세에 밀린 한국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일본도 한국과 유럽 스타일을 섞어 전력을 가다듬으며 맹추격하고 있다.
선수들은 각종 규정에 묶여 해외 진출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기량이 좋아도 국내 실업팀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선수의 해외 진출을 사실상 막고 있다는 점은 국제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윤경신 이후 세계 무대에서 확실하게 이름을 날리는 선수가 없다는 점을 되새겨 봐야 한다. 뭔가 계기를 찾아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한국 남자 핸드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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