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45)이 힘겨웠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끝냈다. 이제 홍 감독에게는 3월 평가전으로 월드컵 모의고사를 치른 뒤 부족한 부분을 메워 5월 최종 엔트리 확정을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일 미국과 평가전을 끝으로 전지훈련 일정을 마감한 홍명보 감독은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무르다 이번주 내 독일로 떠난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05), 지동원, 홍정호(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의 플레이와 몸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추가 일정도 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뛰는 박지성(PSV 에인트호번)을 계획했던 대로 만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5일 "홍 감독이 비공개로 독일로 이동해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볼 예정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들 경기가 하루에 한 경씩 배치되어 있어서 다 볼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홍 감독은 경기를 본 뒤 가급적이면 선수들을 만나서 대화를 할 예정이다. 몸상태와 대표팀에 대한 마음 등을 직접 물어보게 된다. 선수 개개인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본선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할 생각이다.
논란이 됐던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론에 대해서도 직접 만남을 통해 정리를 할 계획이다. 독일 방문 중 네덜란드로 이동해 박지성도 볼 생각이다. 박지성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복귀할 확률은 0%다"라며 대표팀 은퇴 결정에 번복이 없을 것임을 못박은 바 있다. 그래도 언론을 통해 전해듣는 박지성의 발언보다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의중을 확인하겠다는 것이 홍 감독의 의지다.
박지성과의 만남은 홍 감독에게도 의미가 있다. 설령 박지성이 뜻을 굽히지 않아 대표팀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대표팀 분위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월드컵 구상에 대해 정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을 잘 아는 한 축구 원로는 "홍 감독은 뜻이 있으면 움직이는 사람이다. 박지성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대표 복귀가 되지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대표팀에 좋게 활용되기 위한 제안도 있을 것이다"라며 '의도'를 가진 계획적인 만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보다 여론을 주의깊게 확인하는 홍 감독이다. 그러나 과제가 생겨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돌파하는 기질도 있다. 때문에 단순한 만남을 넘어 큰 변화가 몰아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대표팀은 국내파의 경기력에 대한 실망으로 해외파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최근 아스널에서 왓포드로 임대 이적한 박주영도 지켜봐야 하는 등 산적한 과제가 많다.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시점에서 박지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열쇠는 아니지만 고민을 덜어줄 비타민은 될 수 있다. 홍 감독이 유럽 나들이에서 어떤 결론을 가지고 돌아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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