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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이 맞는 시즌 "좋은 추억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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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우승…포지션 경쟁 자체가 즐거워

[류한준기자] 어쩌면 선수로 참가하는 마지막 스프링캠프가 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설이 해외 전지훈련지에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이 된다는 얘기다.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내야수 조성환은 이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갖고 뛰고 있다.

1976년생인 그는 팀내 최고참이다. 프로야구 전체를 보더라도 이제 류택현(LG 트윈스)과 이호준(NC 다이노스) 정도를 제외하고 조성환보다 많은 시즌을 소화한 선수는 드물다.

조성환은 올시즌을 앞두고 한결 마음이 편하다. 주장 자리를 후배 박준서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두 시즌 만에 다시 주장 완장을 찼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이 더 많았다.

조성환은 74경기에 나와 타율 2할4푼 1홈런 12타점 3도루에 그쳤다. 부상이 계속됐고 컨디션도 마음 먹은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팀 성적도 부진해 롯데는 6시즌 만에 '가을 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그는 이번 캠프에서 누구보다 더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목소리도 더 크게 내고 앞장서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신임 주장 박준서가 후배 선수들에게 "최고참보다 목소리가 작다"고 핀잔을 줄 정도다.

조성환은 "주장 자리를 내려놓고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주장이라는) 책임감과 무게감 때문에 그 동안 제대로 표현을 못했다"며 "후회 없이 마무리하자고 마음을 먹으니 즐겁고 밝아졌다"고 했다.

조성환은 캠프에서 후배들과 똑같이 경쟁을 하고 있다. 자리를 잡기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주 포지션이던 2루에는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했던 정훈, 그리고 임종혁 등 젊은 선수들이 있다. 1루수 미트를 손에 끼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그 자리도 쉽지 않다. 지난 시즌까지 터줏대감으로 버티고 있던 박종윤에 최준석, 루이스 히메네스라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합류했고 1년 후배 장성호와 주장 박준서까지 1루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은 넘친다.

하지만 조성환은 지레짐작하고 포기를 하진 않는다.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늘 그랬다. 그는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성환은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사물놀이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며 "풍물패 중 한 사람이 공연이 끝나자 '즐겁게 한바탕 뛰어 놀았으니 하루 마무리 잘했다'고 얘기를 하더라. 우연히 들었던 말인데 정말 가슴에 확 와닿았다"고 했다.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자리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조성환에게 즐거운 일이다. 그는 "기회에 대한 준비는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주장은 아니지만 선수단 '맏형' 역할은 잊지 않았다. 조성환은 "선수들과 유대관계는 당연하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는 부탁하는 것도 있다. 바로 선배들 눈치를 안 봤으면 하는 것이다.

조성환은 그 전부터 "팀 후배들 대부분이 너무 순둥이같다"는 말을 자주했다. 그는 "후배들도 좋은 방향이 있다는 걸 선배들에게 언제든 제시했으면 한다"며 "지금은 선배들도 성적이 나와야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도 하고 큰 소리도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선의의 경쟁력이 팀 전력을 끌어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그 동안 프로선수로 뛰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게 됐다.

조성환의 올시즌 목표는 간단하다. 그는 '우승'이라고 짧게 말했다. 조성환은 신인 시절이던 지난 1999년 롯데의 '가을 야구'를 지켜봤다. 그는 당시 출전 선수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롯데가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한 한국시리즈를 보며 당시 선배들의 투혼을 몸소 느꼈다.

조성환은 "선수 생활 마무리가 다가온다는 걸 알고 있다"며 "어떤 업적을 남기겠다기보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내 이름 조성환이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캠프는 뜻 깊었다'는 말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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