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남자 쇼트트랙대표팀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계주 간판 노진규(22)의 왼팔 골절 부상에다 월드컵 시리즈에서의 부진한 성적으로 500m, 1천m 출전권은 두 장밖에 얻지 못했다. 게다가 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는 과거 성추행 의혹으로 퇴출되는 등 어수선함 그 자체다.
이런 와중에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에 더욱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 대표로 나서는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기량이 부쩍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현수는 지난 20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끝난 2014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 500m는 물론 1천m, 3천m 슈퍼파이널, 5천m 계주에서 금메달을 줄줄이 수확했다. 레이스 운영 자체가 워낙 좋아 올림픽에서 그와 경쟁해야 하는 한국에는 부담 그 자체다.
현재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분류되고 있다. 올 시즌 나선 4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에 그쳤다. 노진규의 부상 이탈을 이호석(28)으로 급히 대체해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계주에서의 메달 전망도 밝지 않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다. 신예 신다운(21, 서울시청)의 존재다. 신다운은 2013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한국에 희망의 등불로 떠올랐다. 물론 월드컵 시리즈에서 제 몫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달려 올림픽에 대비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훈련하는 등 극한을 체험까지 하고 있다.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프랑스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만난 신다운의 마음은 단단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을 꿈꾸면서 운동했다. 설레면서 긴장도 된다"라고 다가오는 올림픽을 생각하며 웃었다.
월드컵 시리즈의 부진으로 올림픽 노메달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반드시 깨겠다는 각오다. 신다운은 "두 달 동안 훈련을 하면서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남은 2주 동안 컨디션을 끌어 올려서 올림픽때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겠다. 지금 몸상태는 110%다"라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신경 쓰이는 일도 있다. 안현수와의 경쟁 때문이다. 신다운은 지난해 10월 목동에서 열린 월드컵 2차 시리즈 1천m 예선에서 안현수와 충돌해 실격 판정을 받았던 아픔이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5일 빙상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빅토르 안이 경계 대상"이라며 안현수가 아닌 빅토르 안이라고 말하며 물리쳐야 할 적수임을 확실하게 강조한 바 있다.
신다운은 안현수에 대해 "특별히 더 의식하는 것은 없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겠다. 의식할수록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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