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굳건하던 프로농구 3강 구도에 미세한 균열이 보이고 있다. 울산 모비스가 연승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서울 SK, 창원 LG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을 꺾고 4연승을 질주 중이다. 반면 SK는 12일 최하위 안양 KGC에 덜미를 잡혔다. 최근 3경기에서 1승2패의 부진이다. LG 역시 10일 KGC전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3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 결과 모비스는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 SK와는 1경기, 3위 LG와는 2경기 차. 1경기 차 이내에 세 팀이 오밀조밀 모여 있었던 3라운드까지와는 달리 4라운드 들어 3강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헤인즈의 출장 정지 징계 후 심스 위주로 팀을 재편, 선두권을 유지해온 SK는 헤인즈의 복귀 후 오히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아직 헤인즈의 경기력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또한 팀의 중심이 헤인즈에서 심스로 이동한 뒤 헤인즈의 복귀로 또 한 번 기본 팀 컬러가 변하게 된다면 조직력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LG는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분위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주전 선수들 가운데 경험 많은 선수가 문태종 정도다. 포인트가드 김시래는 "LG의 강점은 분위기"라며 "한 번 상승세를 타면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바꿔 말해 분위기에 따라 침체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모비스에게도 약점이 있다. 올 시즌 연패를 당하는 경우도 3차례(3연패 2회, 2연패 1회) 있었다. 분명 우승을 다툴 전력이지만 압도적으로 치고나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유재학 감독의 생각이다.
유 감독은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하기보다는 다른 팀들이 예상보다 못한 것"이라며 "우리도 KGC가 가장 안 좋을 때, 1라운드 전자랜드전, 오리온스전 두 경기 등 이겨야 할 경기를 다 놓쳤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감독은 경기 중 리드를 잡고 있을 때 플레이가 느슨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모비스의 독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유 감독은 SK, LG와의 맞대결을 승부처로 꼽았다. 모비스는 오는 14일 원주 동부를 상대한 뒤 17일 SK전, 21일 LG전이 연이어 잡혀 있다. 선두 싸움을 벌이는 SK, LG와의 연전으로 모비스의 독주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 감독은 "SK, LG전 결과가 중요하다. 거기서 분위기가 갈릴 것 같다"며 "이긴다면 숨통이 트일 것이고 진다면 계속 이 상태(3강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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