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스스로 국내 대회라며 자세를 낮췄지만 80.60점을 받은 것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4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름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 피켜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80.60점(기술점수(TES) 42.23 예술점수(PCS) 38.37)을 받아 압도적이면서도 무난하게 1위에 올랐다.
이날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펼쳐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자신의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인 78.50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국내 대회라 비공인이기는 하지만 소치 동계올림픽을 눈앞에 둔 시점이어서 2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하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세부 항목 점수다. 그동안 김연아 연기의 강점은 매끄러운 기술을 능가하는 높은 예술성에 있었다. 표정은 물론 스텝과 손짓 등에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술점수가 예술점수보다 훨씬 높았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주요 기술에서도 한 치의 부족함이 없었다는 증거다. 채점표(프로토콜)를 살펴보면 더 그렇다.
당연히 수행점수(GOE)가 쏟아졌다.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에서는 2.01점의 GOE를 챙기더니 트리플 플립에서도 1.75점을 더 받았다.
지난해 12월 부상 복귀 후 첫 출전 대회였던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실수했던 더블악셀에서도 1.25점을 더 받았다. 점프에서만 5.01점을 더 챙긴 것이다. 스스로 부족했다고 느낀 스핀과 스텝에서도 심판들의 호평을 받았다. 플라잉 카멜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스핀에서 레벨 4, 레이백스핀에서 레벨3를 받았다.
예술성은 여전했다. 음악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표정이나 손짓 등은 섬세했다. 스케이팅 기술, 전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 모두 9점대였다.
기술과 예술이 최고 수준의 조화를 이룬 것은 그만큼 김연아가 부상에서 빠져나와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닌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점수였다. 올림픽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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