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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빈손으로 시작하는 황선홍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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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연봉 협상 지지부진, 대표팀 차출 등 '고민 가득'

[이성필기자] 우승은 겨울 밤의 달콤한 꿈이었을 뿐이다. 해가 바뀌고 냉혹한 현실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46) 감독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후 쏟아지는 축하 인사에 정신없이 응답하다 딱 1주일을 아무 걱정 없이 쉬었다. 바깥 바람을 쐬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그렇다고 축구 걱정을 아주 잊은 것은 아니었다. 황 감독은 3일 포항 송라클럽하우스로 내려갔다. 6일부터 시작되는 팀의 동계훈련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선수들과의 미팅으로 올 시즌 출발을 알린다.

포항의 전지훈련은 길다. 14일까지 송라에서 기초적인 컨디션을 만든 뒤 15~2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1차 해외훈련을 한다. 이후 22일~2월 9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2차 해외 전지훈련으로 담금질을 한다.

안탈리아는 지난해 포항이 한 달을 머물면서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세르비아) 등 동유럽 명문팀과 연습경기를 치러 승리를 맛보는 등 재미를 본 곳이다. 포항의 우승 효과 때문인지 수원 삼성도 안탈리아 인근 벨렉으로 자리를 잡는 등 안탈리아에서만 다섯개 K리그 팀(포항, 수원, 성남, 경남, 강원)이 전훈 캠프를 차리고 땀을 흘린다.

포항의 고민은 여전하다. 구단의 재정난에 우승 후유증으로 연봉협상이 지지부진해 선수들 마음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고 전지훈련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협상의 시작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역시 난항이다.

상황이 이러니 황 감독은 안탈리아에서 생각없이 전지훈련에 몰두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다. 그는 "밖에서 훈련에 집중하며 다른 생각들을 잊는 것이 낫다. 어차피 현실이 팍팍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난해와 비교해) 더 나쁜 상황이지만 극복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있느냐"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황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서 또 하나의 공부를 하게 됐다며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더블 우승(컵대회, 리그)으로 혹시나 구단 여건이 나아질까 작은 기대를 했지만 오히려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전지훈련에서는 팀의 주축 선수도 몇몇 빠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2세 이하(U-22) 챔피언십에 대표로 나서는 문창진(20)을 비롯해 홍명보호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김대호(26), 이명주(24)가 선발되면서 포항은 이들 없이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또, 병역미필로 해외 여행에 제한이 있는 황진성(30)이 빠진다. 포항 관계자는 "황진성은 한 차례 수술이 더 남아있고 재활도 6개월을 해야한다"라고 전했다.

황 감독은 "정말 많은 변수가 생기는 것 같다. 이번 훈련에서는 몇몇이 빠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도 뭐 이겨내야 할 일 아닌가"라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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