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4개월 만의 선발 출전에서 지동원(23, 선덜랜드)은 자신감 있는 움직임으로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지동원은 2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후반 22분까지 뛰었다. 풀타임 출전한 기성용과 모처럼 한국인 듀오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7라운드 교체 출전 이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지동원은 3개월여 만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선발 출전으로만 따지면 9월 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4개월 만이다.
오른쪽 날개로 나선 지동원은 중앙을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선덜랜드가 전반 초반 수세적인 경기를 하다보니 지동원도 뒤로 물러섰지만 특유의 침투 능력은 여전했다.
전반 9분 지동원은 엠마누엘레 자케리니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벗어났다. 첫 터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16분에는 잭 콜백에게 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연결했다.
37분에는 오른쪽 측몀에서 기성용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줬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잊지 않은 지동원이었다. 41분에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슈팅 기회를 얻었지만 수비에 맞고 나와 불발했다. 후반 4분에도 한 차례 슈팅을 했던 지동원은 22분 조지 알티도어와 교체되며 오랜만에 온 출전 기회를 마무리했다.
골은 없었지만 장기간의 실전 공백 우려에도 지동원이 얼마나 준비를 잘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플레이 내용이었다. 볼을 향한 움직임 등도 나쁘지 않았다. 공간 침투는 여전했다. 아스톤 빌라에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안들레아스 바이만의 거친 파울에 몸싸움으로 대응하는 등 독기가 바짝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선덜랜드는 최근 파비오 보리니, 알티도어 등 공격진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거스 포옛 감독은 부임 후 중용하지 않았던 지동원을 선발로 내세우는 일종의 승부수를 던지며 변화를 시도했다. 포옛 체제에서 처음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지동원에게는 향후 중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기였다.
물론 선덜랜드의 몸값 올리기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지동원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이적설에 시달려왔다. 선덜랜드는 공식 제의가 없었다며 모르쇠로 일관해왔으나 지동원에게 유럽 이적 시장이 열린 첫 날 기회를 부여했다. 현 상태를 보여주고 이적 흥정을 하려는 속셈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중요한 점은 지동원이 제 몫을 하면서 팀 전술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도 이 경기 후 지동원에 대해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라면서도 평점 6점의 무난한 평가를 했다. 이제 지동원이 할 일은 몇 차례 주어질 기회에서 얼마나 실력 발휘를 하며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리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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