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지난 9월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3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의 관심은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등 3명의 선수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 지에 쏠려 있었다.
이른바 '경희대 3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의 거취는 진작부터 농구계 전체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는 몇몇 팀이 이들의 영입을 위해 일부러 낮은 순위를 기록하려 한다는 논란까지 일 정도였다.
논란을 뒤로하고 드래프트 결과가 나왔다. 창원 LG가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최대어' 김종규를 품에 안았고, 2순위가 된 전주 KCC는 '제2의 허재'라 불리는 김민구를 지명했다. 3순위 원주 동부의 선택은 두경민이었다. 예상대로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이 1~3순위로 프로에 데뷔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대형 신인이 한꺼번에 3명이나 등장하면서 스타에 목말라 있던 프로농구도 활력을 찾았다. 예상대로 이들 '신인 빅3'가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LG와 KCC, 동부가 맞붙는 경기는 예년에 비해 큰 관심 속에 치러졌다. 아마 시절 경희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종규와 김민구, 두경민이 프로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에 대한 관심이었다. 김종규와 김민구는 지난 22일 열린 올스타전의 '베스트 5'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은 각종 기록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민구는 스틸 1위(2.2개), 어시스트 2위(4.8개)에 올라 있고 두경민은 3점슛 1위(2.4개)를 달리는 중이다. 김종규는 국내 선수 중 리바운드 4위(5.7개)다. 3명 모두 이미 소속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소속팀 LG의 선두 싸움을 이끌고 있는 김종규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김종규는 평균 득점이 9.8득점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팀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김종규와 외국인 선수가 만들어내는 '트윈 타워'가 LG의 경쟁력. 김종규의 가세로 LG는 수비와 높이가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다.
김민구도 하위권 후보였던 KCC가 중위권 싸움을 펼치는데 큰 공헌을 했다. 김민구는 평균 11.3득점 4.6리바운드 4.8어시스트 2.2스틸을 기록 중이다. 기록에서도 나타나듯 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스몰포워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두경민도 김종규, 김민구에 뒤지지 않는다. 평균 11.2득점 2.7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 동부의 공격옵션으로 떠올랐다. 특히 성공 횟수 1위에 올라 있는 두경민의 3점슛은 성공률도 45%(3위)로 높아 상대팀에게는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두경민으로서는 동부가 하위권에 처져 있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아직 신인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눈에 띈다. 김종규는 골밑에서의 스텝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민구는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 두경민은 무리한 플레이와 기복이 심한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들이다.
'신인 빅3'가 나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 신인왕의 향방도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누가 신인왕이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대형 신인들의 등장으로 올 시즌 프로농구의 볼거리가 한결 풍성해졌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