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골든글러브는 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에게 주어진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우승팀에서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많이 나올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승팀이 오히려 '황금장갑의 빈곤'을 겪게 되는 현상이 올 시즌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성공한 삼성이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8명의 골든글러브 후보를 내고도 수상이 유력한 선수가 최형우(외야수) 외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2009년 우승팀 KIA가 총 4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페즈, 김상훈, 최희섭, 김상현)를 배출한 이후 우승팀은 좀처럼 황금장갑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많아야 2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 전부였다.
먼저 2010년 우승을 차지한 SK에서는 김강민(외야수)만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SK는 2007년(포수 박경완)과 2008년(투수 김광현)에도 우승을 차지한 뒤 한 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데 그쳤다. 이는 특출난 몇몇 선수의 활약보다 조직력에 의지해 성적을 냈던 SK의 팀 특징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2011년 우승팀 삼성도 최형우(외야수)만이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삼성은 지난해 역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하고도 황금장갑은 두 개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장원삼(투수)과 이승엽(지명타자)이 주인공이었다. 6위에 그친 넥센에서 박병호(1루수), 서건창(2루수), 강정호(유격수) 등 3명의 수상자가 나온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과거에는 우승팀이 골든글러브를 독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1년 해태는 무려 6개를 차지해 한 시즌 최다 골든글러브 배출 기록을 세웠다. 1986년과 1988년 해태, 1994년 LG, 2000년 현대, 2002년 삼성도 5개의 황금장갑을 쓸어모았다.
물론 2004년처럼 준우승팀(삼성 6명)이 우승팀(현대 1명)보다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 꼭 우승팀에서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법은 없다. 골든글러브가 팀 성적과 관계 없이 개인 성적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하는 상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우승팀 삼성은 배영수(투수), 이지영, 진갑용(이상 포수), 박석민(3루수), 김상수(유격수), 박한이, 배영섭, 최형우(이상 외야수) 등 8명의 후보를 냈다. 그 중 시상대에 오르는 선수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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