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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타카' 포항, '최고 방패' 울산을 변칙으로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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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에서 경쟁력 생기자 높이로 대응해 '우승' 수확

[이성필기자]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은 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최종전을 세심하게 준비했다.

울산은 지난달 27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1-2로 역전패하면서 2위 포항에 승점 2점 차로 쫓겼다. 동시에 팀 공격의 핵인 '빅앤스몰' 김신욱, 하피냐 투톱이 경고누적으로 이날 포항전에 결장하게 돼 고민이 깊었다.

김호곤 감독은 머리를 굴린 끝에 호베르또, 한상운 투톱을 내세웠다. 처음 시도해보는 조합이라 두려움이 컸다. 좌우에 발빠른 김승용과 드리블이 좋은 김용태를 넣어 이들을 돕게 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었지만 김 감독은 잡념을 잠재우는데 주력했다. 김 감독은 "비겨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들이 자칫 우리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처음 나서는 공격 조합이라 어색함이 컸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간단했다. 우승 결정을 위한 단판 승부이기에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했다. 김 감독은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 공격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격이 성공하지 못해도 빠른 수비 전환으로 포항의 스틸타카를 무너뜨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믿었다. 그는 "우리는 포항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우리 홈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느냐. 수비도 안정됐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K리그 최소실점 1위 팀이다. 김 감독이 괜한 소리를 한 것이 아니다.

뚜껑을 열자 한상운, 호베르또 조합은 다소 어색함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이 실패해도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들이 간격을 좁히며 포항의 패스를 적극 차단했다. 철저히 막아내니 시간이 흐를수록 포항만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울산은 마스다, 김동석, 최성환 등 미드필드와 수비진을 차례로 교체 투입하며 수비에서의 안정을 추구했다. 포항이 뚫을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포항은 강했고 우승에 대한 집념이 최고였다. 높이가 낮아진 울산을 공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패스였다. 매일 연습했던 포항의 빠른 패스는 후반 막판으로 흐를수록 완벽하게 맞아들어갔다. 틀은 깨지지 않았다.

포항에는 변칙을 시도하는 유연함도 있었다. 186㎝의 장신 공격수 박성호의 머리에 집중적으로 볼을 투입했다. 머리에 맞힌 뒤 리바운드 볼을 패스로 연결해 마무리짓자는 것이었다. 울산이 김신욱의 경고누적 결장으로 높이가 낮아졌으니, 포항이 오히려 높이를 이용한 변칙 공격에 나선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공격 앞선이 워낙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과 포항의 의도는 통했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는 과정이 그랬다. 포항의 파상공세로 문전 혼전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박성호가 어떻게든 몸을 밀어 울산 수비와의 경합을 따돌리고 김원일에게 패스한 볼이 골로 연결됐다. 순간적인 변칙이 만든 기막힌 결과였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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