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김연아가 뿌린 씨앗, 박소연-김해진이란 열매로!

[이성필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3)가 뿌린 씨앗이 후배들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포스트 김연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동갑내기 라이벌 박소연(16, 신목고)과 김해진(16, 과천고)이 김연아와 함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

박소연은 2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GS칼텍스 스케이트 코리아 2013 회장배 전국남녀 피겨 랭킹대회' 여자 1그룹(13세 이상) 프리스케이팅에서 114.19점을 받아 총점 169.48점(쇼트프로그램 55.2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55.24점(쇼트프로그램 55.02, 프리스케이팅 100.22)을 받은 김해진이 차지했다. 순위는 1, 2위로 갈렸지만 나란히 올림픽 무대를 맛보게 됐다.

둘의 올림픽 출전은 지난 3월 김연아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 3장을 확보해 가능한 일이었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출전권 자격을 얻은 상태에서 누가 파트너가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출전 가능한 나이와 실력 등을 고려하면 박소연과 김해진으로 후보가 압축됐고 랭킹전 결과도 예상대로 됐다. 이로써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 싱글 부문에 3명이 출전하는 영광을 얻었다.

둘은 미래가 촉망되는 떡잎으로 불렸다. 박소연은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김해진은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고 건전한 경쟁 관계로 이어졌다. 이들에게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은 향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한 최고의 시험무대가 됐다. 소치올림픽에서 김해진의 경우 시니어 대회로는 첫 경험이고 박소연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김연아가 소치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들의 올림픽 출전 경험은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당연히 김연아의 혜택에 무한 감사함을 표현하며 자기 발전의 무대로 삼겠다는 것이 이들의 뜻이다.

박소연은 "(김)연아 언니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올림픽에서 다시 1위를 하셨으면 좋겠다, 너무나 존경한다"라며 김연아의 희생으로 얻은 출전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해진 역시 "연아 언니와 같이 뛸 기회가 없었다. 함께 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영광이다. (올림픽 티켓) 3장을 확보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무한 존경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