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번 FA 시장에서 LG 트윈스의 이대형(30)은 은근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낙제점에 가까웠지만 '대도'로서의 능력과 아직 펼치지 못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형은 올 시즌 타율 2할3푼7리 1홈런 10타점 36득점을 기록했다. 102경기에 출전했으나 대수비, 대주자로 투입된 경기가 많아 204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장기였던 도루도 1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도루 실패도 무려 9개나 있었다. 1군 선수로 자리잡은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런 이대형이 FA 자격을 신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통 FA를 앞두고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더 나은 대우를 위해 자격 신청을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오는 22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에서 보호 선수 수를 늘리기 위한 LG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FA 자격 획득자는 자동적으로 2차 드래프트의 지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이대형이 FA를 신청한 이유는 사실상 개인적인 선택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대형 스스로 시장의 좋은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대형은 아직 매력적인 카드다. LG 내부에서도 대다수의 FA들과 마찬가지로 이대형이 '갑'이고 구단이 '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대형이 매력적인 이유는 아직 그의 기량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대형의 급락세는 타격폼 수정에 따른 혼란스러움,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자신감 상실에 의한 결과다. 이는 곧 이대형이 제2의 전성기를 열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LG의 모 코치는 올 시즌 이대형의 도루 실패, 주루사가 유독 많았던 것에 대해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하다 보니 감각도 무뎌졌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기량 자체가 감퇴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분명 이대형은 LG 외야의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형보다 나은 외야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팀도 있다. 그런 팀에서는 이대형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출전 기회가 보장된다면 이대형의 빠른 발은 언제든 상대를 괴롭히는 성가신 존재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대형은 몸값이 싸다. 이번에 시장에 나온 16명의 FA 중 팀 선배 권용관(5천500만원)에 이어 최저가 2위다. 올 시즌 이대형의 연봉은 8천500만원. 이대형을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상금 1억7천만원과 보상선수 1명, 또는 2억5천500만원의 보상금만 LG에 건네주면 된다. 특정 구단이 이대형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런 사정을 LG도 모를 리 없다. LG는 이대형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 아래 잔류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대형과 LG는 12일 첫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과연 이대형은 내년 시즌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까.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