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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슬기 "'복고댄스' 이미지, 캐스팅 불발된 적 많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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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관문'서 매혹적 여인 연화 역, 신성일과 호흡

[권혜림기자] 영화 '야관문:욕망의 꽃'을 통해 스크린 주연으로 데뷔한 배슬기가 예능인 이미지 탓에 연기 활동에 차질을 겪은 적이 많다고 고백했다.

8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야관문:욕망의 꽃'(이하 야관문)의 배우 신성일·배슬기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에서 배슬기는 매혹적인 간병인 연화 역을 맡았다. 연화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6개월 시한부 삶을 사는 퇴직 교장 종섭(신성일 분)의 집에서 그를 간호하는 인물이다. 스크린 주연 데뷔작에서 배슬기는 노출은 물론, 정사신까지 소화해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더욱 시선을 끈 것은 비밀을 품고 종섭을 찾아 간 연화의 눈에서 엿보인 농밀한 감정이었다.

지난 2005년 여성 그룹 더 빨강으로 데뷔한 뒤 숱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모았던 배슬기는 중학생 때부터 연기 학원을 다니고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등 애초 배우의 길을 꿈꿨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복고댄스'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에는 그를 배우로 알아봐주는 이들은 없다시피했다. 상큼하고 발랄한 방송인의 이미지가 연기자 배슬기의 얼굴을 가렸던 것.

그는 "사실 연기 생활을 하며 그동안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며 "예능인 이미지 때문에 캐스팅이 안 된 적도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대학 전공을 비롯해 시작은 연기였는데 운이 좋아 가수로 빨리 데뷔했던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복고댄스나 예능인 느낌이 너무 깊게 각인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출연을 위해 관계자들을 만날 때도 예능을 통해 굳어진 그의 이미지가 걸림돌이 됐다. 배슬기는 "드라마 미팅을 하러 가면 농담 식으로 '네가 나오면 드라마가 예능이 될 것 같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며 "'팬이예요'하시더니 캐스팅은 다른 사람이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역할의 크고 작음은 상관 없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역할을 바라는 욕심은 추호도 없었고 단역도 잘 할 수 있었죠. 기회가 없었는데 '야관문'을 통해 합격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관계자나 팬 분들이 연기자로서 배슬기도 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고요. 큰 꿈을 갖진 않았지만 저에게는 그게 소박해도 큰 꿈이예요."

TV 방송가에서 배슬기가 여전히 '복고댄스'를 연상시키는 인물이라면, 영화계에선 조금 달랐다. 배슬기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 후 연기로 조금씩 활동을 넓혀갔다"며 "영화 쪽에는 저를 잘 모르는 분들, 신인으로 봐 주는 분들도 있었다. 예능인의 이미지로 저를 덮어 보는 분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메오부터 시작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힘을 실어주시더라"고 말을 이어간 배슬기는 "그러다 '야관문'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너무 좋아서 하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연기 분야로 돌아오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배슬기는 당시 예능 출연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연기 생활을 시작할 때는 (예능 출연을) 후회하기보다 '왜 색안경을 끼고 보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며 "예능 때문에 저를 많이 알아주셨으니 그에 대한 감사함은 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복고댄스도 소가 뒷걸음질치다 쥐 잡은 격이었는데, 그것을 예쁘게 봐 주셨으니 감사했어요. 인지도가 높다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저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고요. 소위 '연예계 바닥'에 아무것도 모르고 왔었어요. 처음에 예능 출연 때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실수도 많이 했죠. 느낀 점도 많았고 두려움도 알게 됐어요. 그것만 알아간 것도 좋은 일이죠."

몇 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배슬기는 SBS '강심장'에 출연했을 당시 감정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예능을 다시 하라고 하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며 "몇 년 전에 '강심장'에 나갔다가 굉장히 떨었다. 모르고 나오는 거랑 알고 나가는 거랑 굉장히 차이가 나더라. 토크쇼에 나가면 이제 좀 떨리고 무섭다. 울렁증이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7일 개봉한 '야관문'을 선보인 소감을 묻자 배슬기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6일에 일반시사에 가서 무대인사를 하고 왔다. 생각보다는 잘 봐주신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고 답했다.

'야관문'의 언론·배급 시사 당시 상대 배우 신성일은 배슬기 연기를 가리켜 극찬을 하기도 했다. 배슬기는 "신성일 선생님의 칭찬 너무 좋았다"며 "선생님께서는 언론시사 때도 말했었는데, 제 학교 교재에 나오는 분이셨다"고 알렸다. 이어 "그런 칭찬을 받는다는 것에 몸둘 바를 몰랐다"며 "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야관문'은 평생 교직에 몸담으며 원칙만을 고수하며 살아오다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말기 암 환자와 그를 간병하기 위해 찾아온 젊고 아름다운 여성 간병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신성일이 말기 암 환자로, 배슬기가 젊은 간병인으로 분했다. 임경수 감독이 연출했으며 지난 7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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