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 배영섭은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다. 6경기에 나와 22타수 9안타 타율 4할9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1년 뒤 다시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있다.
배영섭은 두산 베어스와 만난 2013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6차전까지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타격성적은 저조하다. 19타수 2안타로 타율 1할5리를 기록 중이다. 배영섭은 발도 빠르고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주로 톱타자로 나선다. 그러나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톱타자가 부진하자 다음 타순인 2번타자까지 영향을 받았다. 삼성 테이블세터진은 공격의 활로를 확실하게 뚫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6차전에서 배영섭이 오랜만에 안타를 신고했고 2번 타순에 나온 박한이가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치는 활약을 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과 관련해 "부담을 너무 갖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반드시 안타를 쳐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오히려 나쁜 공에 손이 나가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류 감독은 "(배)영섭이가 차라리 마음 놓고 스윙을 했으면 좋겠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영섭은 지난 10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는 선발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 대신 정형식이 톱타자로 나섰다. 류 감독은 "상대 선발투수(노경은)에 따른 맞춤형 타순"이라고 설명했지만 배영섭의 계속된 부진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정형식도 이날 무안타에 그치며 톱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볼넷 한 개를 골랐을 뿐이다. 31일 6차전에서는 배영섭이 다시 톱타자로 나섰다.
류 감독은 7차전 타순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했다. 배영섭 또는 정형식이 시리즈 우승 여부가 걸린 7차전에서 삼성의 톱타자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7차전 선발로 좌완 유희관이 마운드에 오른다. 우타자인 배영섭의 1번 출전이 유력하다.
정규시즌에서 유희관과 상대 성적은 배영섭보다 정형식이 조금 앞선다. 배영섭은 9타수 1안타로 밀렸지만 정형식은 6타수 2안타에 타점도 하나 올렸다.
류 감독은 "단순히 데이터를 갖고 판단하진 않겠다"며 "좌투수에게 좌타자가 늘 약하지는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타자마다 자기만의 스윙 궤도를 갖고 있다"며 "투수에 따라 그 궤도가 잘 맞아떨어지는 선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어떤 선수를 최종전의 톱타자로 내세울까.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1할3푼으로 부진한 이승엽도 문제지만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할 톱타자의 부진도 삼성 벤치에게는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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