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장을 새롭게 썼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에서 7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은 다저스는 3-0으로 승리하고 NLCS 2패 뒤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로써 류현진은 앞서 메이저리그 가을 무대를 밟은 김병현(넥센)과 박찬호(은퇴)도 경험해보지 못한 빅리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인 빅리그사를 새롭게 장식했다.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지난 2000년 포스트시즌서 3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지만 승리는 얻지 못했다. 박찬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13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2.61만 남겼다.
이날 류현진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지난 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치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의 부진을 깨끗이 씻었다. 당시 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그는 이날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하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초 선두 맷 카펜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잘 잡은 류현진은 후속 카를로스 벨트란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강타자 맷 홀리데이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야디에르 몰리나를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워 첫 수비를 끝냈다.
2회부터는 투구에 탄력이 붙였다. 데이빗 프리스를 3루땅볼, 맷 애덤스를 삼진처리한 뒤 존 제이를 1루땅볼로 손쉽게 잡아냈다. 3회에도 삼진 1개를 곁들여 3자범퇴로 가볍게 막은 그는 벨트란-홀리데이-몰리나로 이어진 4회 3타자 역시 모조리 범타로 아웃시키며 호투 행진을 이었다.
이 사이 다저스 타선은 4회말 아드라인 곤살레스의 적시 2루타와 야시엘 푸이그의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3루타로 2점을 뽑아 앞서 나갔다.
실점 위기는 5회에 닥쳤다. 선두 프리스를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애덤에게도 우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에 몰린 것. 하지만 여기에서 상대의 본헤드 플레이가 류현진을 도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프리스 대신 2루에 나간 대주자 대니얼 델라스코가 제이의 좌익수 플라이 때 3루까지 내달리다 귀루가 늦어 병살타로 처리된 것. 상황이 2사1루로 급변하자 안정감을 찾은 류현진은 피트 코즈마를 3루땅볼로 유도하고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는 탄탄대로. 6회 3타자를 3자범퇴 처리한 류현진은 7회 1사 뒤 몰리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델라스코를 1루땅볼로 유도한 뒤 2사1루서 애덤스를 헛스윙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립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한 류현진은 8회부터 마운드를 프라이머리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에게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감했다. 다저스는 8회 윌슨에 이어 9회 마무리 켄리 얀센을 투입해 세인트루이스의 마지막 공격을 틀어막고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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