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좌완투수 오재영이 홈런에 울다가 홈런으로 웃었다.
오재영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두산의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재영이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오재영은 이날 5이닝을 소화해 일단 선발로서 기본적인 임무는 해냈다. 그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5회까지 73구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3안타 중 홈런이 두 개나 포함되는 등 3실점을 했다. 오재영은 4회말 2사까지 두산 타선을 무안타로 잘 막았다. 1회말 허용한 1실점도 안타를 맞아 내준 게 아니었다. 두산은 1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이어 민병헌과 김현수의 외야 뜬공 때 각각 한 베이스씩을 더 가 점수를 뽑았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오재영은 4회말 2사까지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타석에 나온 최준석과 홍성흔에게 연달아 솔로포를 맞았다. 홈런을 맞은 구종은 모두 직구였다. 5회까지 던진 오재영은 6회 공수교대 과정에서 두 번째 투수 이정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넥센은 타선이 잠잠해 6회까지 0-3으로 두산에게 끌려갔다. 두산 선발 노경은의 역투에 눌려 점수를 한 점도 따라붙지 못하고 있었다. 2연승을 올린 넥센의 시리즈 첫 패와 함께 오재영이 패전투수가 될 위기였다. 하지만 넥센은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는데, 한 방 덕분이었다.
넥센은 7회초 선두타자 이택근이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나온 김민성이 노경은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스코어가 순식간에 3-3이 되는 순간이었다. 노경은도 김민성에게 직구를 던지다 높게 제구돼 뼈아픈 한 방을 허용했다. 두산 벤치는 결국 노경은을 내리고 구원투수로 변진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민성의 타구가 홈런이 되는 순간 넥센 덕아웃은 난리가 났다. 김민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베이스를 돌아 홈을 밟았고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세리머니를 했다. 홈런 두 방을 맞고 물러났던 오재영도 동점홈런을 날려준 김민성과 힘껏 손바닥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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