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믿음의 야구를 펼칠 것인가, 과감한 변화를 택할 것인가.
넥센과 두산, 양 팀 사령탑들이 고민에 빠졌다. 1,2차전에서 부진했던 강정호(넥센), 김현수(두산)의 타순 때문이다. 3차전에서는 두 선수의 타순이 변경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2연승을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넥센은 강정호가 고민이다. 1,2차전 모두 5번타자로 출전했지만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4타수 1안타가 강정호의 성적이다.
'공포의 4번타자' 박병호를 보유하고 있는 넥센에서는 5번타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상대가 박병호와의 적극적인 승부를 피하면서 5번타자에게 찬스가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넥센이 쉽게 경기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5번타자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2차전 종료 후 염경엽 감독은 "하루 쉬면서 생각해보겠다"며 "(강)정호가 못해서 내리는 것은 아니고, 상대 투수에 따라 여러가지를 생각해 결정하겠다. 바뀔 수도, 그대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타순 조정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넥센 타순이 변동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강정호는 3차전 두산 선발 노경은을 상대로 올 시즌 8타수 무안타로 약점을 보였다. 만약 변화가 있다면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정착됐던 5번 김민성-6번 강정호 타순으로 가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김민성은 노경은을 상대로 9타수 6안타(2루타 4개), 타율 6할6푼7리에 3타점을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그나마 2연승을 한 넥센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절박한 심정으로 3차전을 맞는다. 그만큼 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넥센보다 크게 느껴진다. 김진욱 감독도 2차전 종료 후 "고민을 해보겠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두산 타선의 문제는 한 타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심타선 전체가 부진하다. 두산은 1,2차전을 치르며 3번 민병헌-4번 김현수-5번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동일한 중심타선을 기용했다. 그러나 민병헌이 6타수 1안타, 김현수가 8타수 무안타, 홍성흔이 6타수 1안타에 그쳤다.
우려의 시선은 특히 '4번타자'로 나섰던 김현수에게 집중되고 있다. 민병헌과 홍성흔은 그나마 안타 맛을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현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김진욱 감독도 김현수에 대한 질문에 "3,4,5번이 모두 부진하다"고 대답했다.
두산은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고 선택의 폭도 넓다. 타순 뿐 아니라 포지션의 이동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수 자원이 풍족한 두산은 정규시즌에도 포지션별 교통정리로 많은 고민을 겪어왔다.
먼저 1,2차전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현수를 원래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릴 가능성이다. 이 경우 1루에는 최준석 또는 오재일이 투입된다. 3차전 선발이 좌완 오재영이라는 점에서 최준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둔다면 1루-오재원, 2루-허경민이 될 수도 있다.
김현수가 좌익수로 간다면 이종욱, 민병헌, 정수빈 중 한 명은 선발 명단에서 빠져야 한다. 공격의 시발점 이종욱과 1,2차전 맹타를 휘두른 정수빈보다는 민병헌이 벤치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관심이 쏠리는 김현수의 타순도 선택지는 여러가지다. 3번으로 전진 배치할 수도, 5-6번으로 내려 부담을 줄여줄 수도 있다. 2차전 종료 후 "심리적으로 편안해져야 좋은 타격이 나온다"고 말했던 김진욱 감독의 말을 떠올려 보면 5-6번 타순으로 변경될 가능성에 무게감이 쏠린다.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지만 양 팀 사령탑 모두 1,2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 선택은 염경엽, 김진욱 감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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