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가 만만한 팀이 아니다. 내가 해봐서 안다."
LG 트윈스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농담과 희망을 섞어 던진 한 마디다. 한화 이글스가 넥센 히어로즈를 잡아줘야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이 생기는 LG 선수단의 바람을 대표하는 말이기도 하다.
LG와 두산 베어스가 5일 잠실구장에서 정규시즌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무조건 승리해야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같은 시각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 한화의 경기에서 한화가 이겨줘야 한다. LG나 두산은 일단 상대를 이겨 놓고 넥센의 패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양 팀 사령탑의 입장은 비슷했다. 대전구장 결과에 따라 경기 운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먼저 LG 김기태 감독은 "감독이 나서서 '대전은 어떻게 돼가냐'고 물을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도 "선수들 중 분명 대전 결과를 전파하고 다니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중 어떻게든 대전구장 상황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진욱 감독은 대전 넥센-한화전 결과에 따라 경기 운영이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관중석에서 먼저 결과를 알고 환호성 또는 탄식을 내지를 수도 있다"며 웃음을 보인 뒤 "투수 운영 면에서는 복잡해졌지만, 그 외에는 복잡할 것 없다"고 전했다.
두 사령탑의 또 다른 공통점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순위를 알 수 없게 된 현 상황을 즐기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기태 감독은 "앞만 보고 달려왔다. 다 선수들의 힘"이라며 "오늘부터 포스트시즌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감독도 "피말리는 승부라도 기회가 있는 것이 어디인가"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두산 홍성흔도 "실시간으로 덕아웃에 대전 결과가 전달될 것"이라며 "그래도 두 팀 다 3,4위 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임하지 않겠느냐"고 부담없이 경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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