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에스테그랄(이란)의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1차전을 앞두고 SNS 상에서 전쟁이 펼쳐졌다.
시작은 에스테그랄 팬들이었다. 에스테그랄 팬들은 4강 상대가 FC서울로 결정되자 서울의 공식 SNS를 찾아 '도발'했다. 자신들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멘트와 함께 수많은 사진을 올렸다. 자바드 네쿠남의 사진, 그리고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 한국-이란전에서 터진 이란의 결승골 장면 등 서울은 물론 한국 축구를 도발하는 사진들이었다.
그러자 다른 팬들이 맞받아쳤다. 서울 팬들이야 당연한 것이었고, 그리고 또 다른 서울의 지원군 팬들이 있었다. 바로 이란의 페르세폴리스 팬들이었다. 페르세폴리스 팬들은 서울의 공식 SNS를 통해 서울의 승리를 기원하고, 에스테그랄의 치부를 알려주는 등 서울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다.
페르세폴리스 팬들이 자국팀이 아닌 서울을 지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에스테그랄이 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같은 이란 소속 클럽인데 왜 페르세폴리스는 에스테그랄의 패배를 원할까. 이란 내 최대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아니 페르세폴리스와 에스테그랄은 라이벌 수준을 넘어 '원수'라 하는 것이 더 알맞은 표현이다.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파멸만을 노리는 듯하다.
두 팀 모두 이란 수도 테헤란이 연고다. 그리고 아자디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같이 쓰고 있다. 그런데 클럽의 정체성은 완전히 다르다. 에스테그랄은 부유층과 정권의 비호를 받는 클럽이다. 반면 페르세폴리스는 진보층과 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 두 팀이 만나면 그야말로 전쟁이 펼쳐진다.
이런 이유로 페르세폴리스 팬들은 서울의 결승 진출을 기원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페르세폴리스 팬들은 서울 공식 SNS에 서울의 승리를 기원하는 한편 과거 에스테그랄이 페르세폴리스에 6점차로 대패한 상황을 언급하며, 에스테그랄이 '6'이라는 숫자를 싫어한다는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다.
페르세폴리스 팬 뿐만 아니라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도 서울 응원에 나섰다. 부리람은 이번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서울과 한 조였고, 서울이 1위, 부리람이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부리람은 8강에서 에스테그랄을 만나 패하며 4강행이 좌절됐다. 부리람은 서울에 상대적으로 더 큰 정을 느끼며 부리람 공식 SNS를 통해 서울이 4강에서 에스테그랄에 승리할 것이라는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의 다국적 지원군이 든든하다. 서울 팬, K리그 팬 뿐만 아니라 페르세폴리스 팬, 부리람 팬들도 전격 지원에 나섰다. 에스테그랄은 외로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