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코리안몬스터' 류현진(26)이 LA 다저스의 역대 아시아 출신 신인 선수 가운데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의 신인 때 승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29번째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다저스의 2-1 승리를 이끌어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난 류현진은 시즌 14승(7패)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14승은 다저스의 아시아 신인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다. 1995년 노모가 13승(6패)을 거뒀고, 2002년에는 이시이 가즈히사가 14승(10패)을 따냈다. 류현진은 이시이와 함께 다저스의 아시아 신인투수 최다승 타이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저스는 예전부터 아시아 투수들이 많은 활약을 펼쳤던 구단. 그 중 노모와 이시이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올 시즌, 14승이나 따내며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물론 신인 시절 노모의 승수보다 많은 승리를 거뒀다고 해서 류현진이 당시 노모보다 뛰어난 내용의 피칭을 보였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1995년 노모는 13승에 그쳤지만 2.54의 수준급 평균자책점에 내셔널리그 1위인 23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14승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한 시즌 내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거둔 승수다. 다저스가 시즌 초반 투타 부조화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류현진은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류현진이 없었더라면 다저스가 9.5경기까지 벌어졌던 승차를 극복하고 지구 우승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았을 일이다.
또한 류현진은 29번의 등판 가운데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없었다. 5이닝은 선발투수가 승리를 따내기 위한 기본 조건이기도 하다.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언제나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노모는 신인이던 1995년, 28번의 등판 중 4번이나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3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적도 있었다.
범위를 아시아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류현진의 14승은 다저스의 역대 신인 중 공동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79년 릭 서클리프가 기록한 17승(10패). 류현진이 다저스의 역사 속에서도 손꼽히는 신인 투수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3점대(3.03)에서 2점대(2.97)로 끌어내렸다.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최종전 선발 등판도 유력한 상황이라 시즌 15승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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