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가 신생팀으로서의 핸디캡을 과감히 놓아버리기로 했다. 외국인 투수 아담 윌크(26)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NC 구단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잔여 시즌을 아담 없이 소화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NC에는 찰리 쉬렉(28), 에릭 해커(30) 등 두 명의 외국인 선수만 남게 됐다. NC는 올 시즌과 다음 시즌, 신생팀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외국인 선수 3명을 보유할 수 있다.
당초 아담은 NC 세 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유일한 좌완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경력도 가장 많았고, 나이도 가장 젊었다. 그러나 성적은 세 명 중 가장 나빴다. 신생팀으로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NC에게는 아담의 부진이 아쉬울 따름이다.
올 시즌 아담의 성적은 17경기 등판 4승8패 평균자책점 4.12다. 찰리(9승5패, 평균자책점 2.53)보다는 한참 떨어지는 성적. 에릭(3승7패, 평균자책점 4.12)과는 비슷해 보이지만 투구 이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에릭은 133.1이닝을 소화한 데 비해 아담은 91.2이닝만을 던졌다.
NC는 아담없이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한 이유로 "면담 결과 미국에서 재활 훈련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해 귀국 조치했다"고 전했다. 계속 한국에 머물러봤자 팀에는 물론, 아담 개인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아담은 27일 곧장 미국으로 출국한다.
NC 측은 아담이 출국하는 구체적인 이유로 더딘 컨디현 회복과 심리적인 불안을 꼽았다. 어깨 부상으로 한 차례 2군행을 지시받았던 아담은 지난 17일 롯데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에서 2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하고 말았다. 이후 곧바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갔고, 결국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앞선 2군행 이후 아담은 자신의 SNS(트위터)에 오해를 살 만한 글을 남겨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힘을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 힘을 갖는 게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아담과 NC 구단 측은 부인했지만 사령탑 김경문 감독을 겨냥한 내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누구를 향한 글이었건, 다소 격앙된 어조에서 아담의 불안한 심리 상태가 잘 나타난다.
결국 NC는 신생팀으로 얻게 된 하나의 혜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시즌 막판, 순위가 거의 결정된 상황이라고는 해도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다.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를 놓고 시도했던 트레이드가 실패로 끝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어차피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것,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이라도 성공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여운이 남는다.
하지만, 아담의 조기 귀국으로 기대되는 효과도 있다. NC가 망설임 없이 아담을 미국으로 돌려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국내 선발진의 육성이다.
김경문 감독은 아담을 다시 2군으로 내려보내던 시점에서 "어차피 내후년에는 외국인 2명으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국내 선발 투수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을 아담의 대역으로 선발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결국 NC는 남은 시즌 동안 찰리-에릭-이재학-노성호-이성민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게 됐다. 이재학, 노성호, 이성민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담의 내년 시즌 재계약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NC 관계자는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재계약 가능성도 남아 있고, 올 시즌 아직 아담은 우리 팀 선수다. 등록선수 65명에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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