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지난달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가장 큰 중점을 둔 곳은 '수비'였다.
홍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만드는 것이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1골에 그쳤지만 홍 감독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2실점으로 틀어막은 수비력 때문이었다. 김진수-홍정호-김영권-김창수로 이어지는 포백과 하대성-이명주가 발을 맞춘 수비형 미드필더는 동아시안컵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오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친선경기. 이번 경기 역시 핵심은 수비다.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홍 감독은 골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더욱 완벽하고 탄탄한 수비력을 만드는 것에 무게추를 놓았다.
페루는 남미의 강호다. 수비 조직력을 점검하고 끌어올리는데 더 없이 좋은 상대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도 페루는 22위로 한국(56위)보다 한참 높다. 그리고 한국은 유럽파가 빠졌지만 페루는 파올로 게레로(코리치안스), 클라우디오 피사로(바이에른 뮌헨), 헤페르손 파르판(샬케 04) 등 최상의 멤버들이 총출동한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페루 공격수들을 상대로 홍명보호 수비수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비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경기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지금 홍명보호의 수비력이 통할 수 있는지를 미리 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12일 첫 훈련을 시작하기 전 만난 홍 감독은 "페루와 같은 수준 높은 선수들을 상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수비수는 기본적으로 동아시안컵에서 조직력을 맞췄다. 이번 경기에서 조금 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남은 48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지난 대회와 같은 선수들로 뽑았다"며 수비에 초점을 맞췄음을 내비쳤다.
공격과 골 가뭄에 대해서 홍 감독은 "공격진은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다. 컨디션 회복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골 가뭄이 해소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골에 대해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홍 감독이 이렇게 수비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 객관적으로 한국보다 약한 팀은 없다. 아시아 예선과 같이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고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없다.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만남이다. 입장이 바뀌어야 한다. 우선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버텨내면서 한 방의 골이 필요하다.
또 유럽파들이 합류한다고 해도 유럽파 중 수비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파 중 수비수는 박주호(마인츠05)가 유일하다. 대부분 검증된 유럽파들은 공격수, 혹은 미드필더다. 유럽파가 합류해도 수비라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유럽파가 합류하기 전 수비력을 완성단계에 올려놓으려는 복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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