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내가 두산 복덩이' 팀 3연승 견인

[류한준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김재호가 팀의 연승에 도우미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재호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유격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유격수에서 2루수까지 넘나들며 수비에서 제몫을 충분히 해냈고, 타격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했다.

특히 김재호는 7-7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5회말 적시타로 귀중한 타점 하나를 올렸다. 초반 난타전을 벌여 7-7이 된 가운데 두산은 5회말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호는 넥센 세 번째 투수 송신영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이 타구에 3루 주자 손시헌이 홈을 밟았고 두산은 8-7로 앞서갔다. 결국 이날 두산은 11-7로 이기며 3연승을 이어갔고 김재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김재호의 진가는 6회초 수비에서도 나왔다. 9-7로 앞선 가운데 두산은 네 번째 투수로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홍상삼은 선두타자 장기영을 상대로 제구가 제대로 안돼 고전했다. 2볼 1스트라이크가 된 다음 홍상삼이 던진 4구째 장기영이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1루 베이스 옆을 빠르게 지나가며 우익선상으로 흘렀다. 장기영은 2루를 돌아 3루로 뛰어갔다.

이 때 타구를 잡은 우익수 정수빈은 2루수로 수비위치를 옮긴 김재호에게 공을 던졌다. 중계에 나선 김재호는 3루를 향해 정확하게 송구를 했다. 공은 3루수 이원석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장기영은 슬라이딩을 했지만 자동태그가 될 정도로 방향과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

무사 3루가 될 수 있었지만 김재호의 정확한 송구 하나로 1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홍상삼은 이후 안정을 찾아 후속타자 서동욱과 문우람을 각각 삼진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넥센으로선 이 때 장기영이 아웃된 상황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기회를 살려 한 점이라도 따라붙었다면 이날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김재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우익선상으로 타구가 가는 걸 보고 장기영이 3루를 노릴 거라고 예상했다"며 "중계 플레이가 팀에서 가장 뛰어난 정수빈이 우익수에 있어서 자신이 있었다. 송구를 잡아 3루로 던질 경우 타자주자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봤다"고 6회초 수비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김재호의 이 플레이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6회초 나온 김재호의 수비가 이날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됐다"며 "상대에게 점수를 더 허용하지 않았고 그래서 추가점을 낼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또한 김 감독은 "넥센괴 치른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 만족한다"며 "이틀 경기가 없어 휴식을 취하는데 준비를 잘해서 주말 경기를 잘 치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두산은 이틀을 쉰 다음 10일부터 11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서울 라이벌이자 2위 LG트윈스와 맞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