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그런 감독님이 어디 있습니까."
LG 트윈스의 '수호신' 봉중근(33)이 사령탑의 위로에 감동해 신뢰 회복을 다짐했다.
봉중근은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표면적인 기록은 무실점이었지만 8회초 2사 만루에서 박석민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고 앞선 투수가 남겨둔 주주 두 명을 홈인시키며 3-2로 쫓겼다. 다행히 봉중근은 추가 실점 없이 9회초를 마쳤고, LG는 8회말 정의윤의 쐐기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 4-2 승리를 거뒀다.
봉중근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기태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통상 경기 중 마운드에는 차명석 투수코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 그만큼 김 감독에게 마무리 봉중근은 특별한 존재다.
3일 잠실구장에서 삼성과의 경기 전 만난 봉중근은 "감독님이 오늘 만나서는 '나 어제 TV에 나오더라. 사실 어제 TV에 나오고 싶어서 (마운드에) 올라간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며 "그런 감독님이 어딨느냐"고 말했다.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온 것에 혹시 봉중근이 부담을 느낄까 유쾌한 농담으로 전날 상황을 설명한 김 감독이다. 사령탑의 의도를 봉중근도 모를 리 없었다. 세심한 김 감독의 배려에 감동한 봉중근은 확실한 뒷문 단속을 다짐했다.
봉중근은 "감독님이 올라오셔서 '너무 어렵게 승부하지 말고 편하게 던지라'고 말하셨다"며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다"고 힘줘 말했다.
봉중근에 앞서 취재진과 마주한 김 감독은 "봉중근을 8회에 올리는 것은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해서 결정하고 있다"며 "투구수를 관리해주고 있긴 한데, 유원상 등 다른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곧 올라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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