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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농구, 亞선수권 최소 3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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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중국-이란 2파전, 세계선수권 진출 마지노선 3위에 올인

[이성필기자] 한국 남자 농구가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이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작되는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아시아에서 한국 남자 농구가 처한 상황은 그야말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고 이란도 힘이 좋아졌다. 중동 팀들은 귀화 선수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한국을 누르기 시작했다. 일본, 대만 등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팀들도 한국 따라잡기에 나서면서 사면초가가 됐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에서 1969년, 1997년 두 차례 우승한 것이 전부다. 최근에는 2011년 3위가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세계 농구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한농구협회 등 집행부의 무기력함에 대표팀은 사상누각의 상황에 놓였다.

C조에 속한 한국은 중국, 이란,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시작부터 험난하다. 중국은 주전 대부분이 2m대 장신으로 구성됐다.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이젠롄(213㎝)과 왕즈즈(216㎝) 중심으로 뭉쳐있다. 평균 신장이 202㎝나 된다. 아시아선수권에서는 15차례나 우승했다.

이란 역시 NBA에서 뛰고 있는 218㎝의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피닉스 선스)를 앞세워 중국에 도전한다. 2007년, 2009년 두 번 우승했다. 사실상 이번 대회 역시 중국과 이란의 싸움이다.

한국의 현실적 목표는 내년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린 3위 확보다. 이란, 중국이 1, 2위를 겨룬다고 볼 때 무조건 3위를 잡아야 한다. 한국은 1998년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중국, 이란에 패해도 말레이시아만 이기면 12강에 오른다. 12강전은 다시 2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상위 4개국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 순위를 가린다. 조별리그에서 싸웠던 팀이 아닌 다른 조의 세 팀과 3경기를 치른다. 한국이 12강에 진출하면 D조의 세 팀과 겨룬다.

D조에는 카자흐스탄, 태국, 인도, 바레인 등 상대적으로 약체에 속한 팀들이 있다. 12강부터가 진짜 승부인 만큼 조별리그에서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올라가지만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 일본, 요르단, 카타르, 필리핀 등이 귀화 선수를 앞세워 한국을 노리고 있어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

믿는 구석은 '만수' 유재학 감독의 지략과 젊은피들이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달 끝난 존스컵에서 5승2패를 거두며 3위로 마무리했다. 난적으로 불렸던 레바논을 이기고 1.5군급 중국도 물리치는 등 모의고사를 잘 치렀다.

유 감독은 조직력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상대적으로 골밑이 약해 미들슛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12명 중 5명을 대학생으로 선발했는데 이들 영파워를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대학생인 이종현(고려대), 김종규(경희대)가 각각 206㎝, 207㎝의 신장이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그래도 한 번 득점력이 살아나면 폭발력을 보인다는 점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 대표팀 터줏대감 김주성, 이승준(원주 동부)의 투혼도 기대한다.

한국의 좋은 성적을 위해 센터들의 미들슛을 강조한 유 감독은 "슈터가 살아나 많은 슛을 해줘야 한다. 센터들의 미들슛 확률이 높아진다면 세계선수권대회 진출 티켓을 얻을 수 있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제 남은 것은 과감한 도전이다. 한국은 1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긴 여정을 시작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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