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봉준호 "크리스 에반스, 감독 준비중"

[권혜림기자] 영화 '설국열차'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연출에도 관심이 많은 크리스 에반스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알렸다.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영화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 크리스 에반스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크리스 에반스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오디션까지 보며 출연을 원했던 이유로 "'살인의 추억' '마더' '괴물'을 보고 정말 뛰어난, 천재적 감독이라는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됐다"며 "좋은 감독이 있어야 훌륭한 영화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것이 시나리오나 출연진에 우선하는 부분"이라며 "다른 출연 배우들보다는 감독이 누구인지를 먼저 본다. 감독의 전작들을 보고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퍼스트 어벤져'와 '어벤져스'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미국 출신 배우 크리스 에반스는 꼬리칸 사람들을 이끄는 반란의 리더 커티스를 연기한다.

크리스는 이날 봉준호 감독의 전작에 대해 "폭력적인 것을 다룸에 있어 너무나 사실적이었다. '마더'나 '살인의 추억'에서도 그런데, '살인의 추억' 식당 싸움 신에서는 정말 싸우는 것 같더라. 언덕에서 송강호가 걷어차는 장면도 진짜 같았다"고 감상을 말했다. 이어 "'설국열차'는 야심찬 영화였음에도 감독님이라면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에 "크리스 본인이 감독을 보는 시각이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감독 작업에 관심이 많고 연출을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이어 "크리스에겐 배우로서 몰입했을 때와 감독으로 작품을 조망하는 두 관점이 동시에 있다"며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커티스 역 배우가 아닌 동료 감독처럼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봉 감독은 주로 미국 시나리오 작가와 시나리오를 수정했지만 현장에서는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은 "한국에선 상의도 하지만 스스로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다. '설국열차'에선 영어 대사고, 작가가 상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리스와 틸다, 존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넌 각색 작가'라고 농담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 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반란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크리스 에반스·송강호·틸다 스윈튼·고아성과 더불어 존 허트·제이미 벨·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출연한다. 오는 8월1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식 개봉하며 하루 앞선 오는 31일 전야 개봉으로 관객을 만난다. 러닝타임은 125분, 15세이상 관람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