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태극낭자들이 환희의 승리를 품에 안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여자부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2008년 5월 29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08 아시안컵 3-1 승리 이후 무려 5년 2개월여 만에 얻은 일본전 승리였다. 역대 전적에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긴 하지만 1승을 보태 3승8무14패가 됐다.
그야말로 힘든 승리였다. 지소연의 두 골로 쉽게 승리를 하는가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의 강팀 일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패스로 한국 수비를 흔들며 쉽게 패배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선제골은 한국이 넣었다. 13분 아크 오른쪽에서 지소연이 파울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지소연은 오른발로 슛을 시도했고 볼은 절묘하게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소용 없었다.
당황한 일본은 한국의 좌우 측면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지만 정신력에 투지까지 장착한 수비를 뚫기는 쉽지 않았다. 몸을 던지는 한국 수비에 빈 공간은 없었다. 일본은 30분 이와시미즈 아즈사(NTV 벨레자)가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골대 위로 지나갔다.
1-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12분 전가을(현대제철)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살짝 지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21분 지소연이 또 한 골을 넣었다. 권하늘이 엔드라인에서 뒤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지소연이 받아 오른발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일본은 팀의 에이스 오노 시노부(올림피크 리옹)를 내세워 한국 수비를 뚫기 위해 애썼다, 개인기가 좋은 오노의 등장에 한국 수비는 흔들렸고 27분 추격골을 내줬다. 오기미 유키(첼시 레이디스)가 두 차례 슈팅을 했고 심서연(고양대교)이 한 번 몸으로 막아냈지만 다음 슈팅을 막지 못해 실점했다.
이후 일본의 파상공세가 계속됐다. 한국은 일본의 정확도 높은 공격에 수비 공간이 깨지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35분 오기미의 슈팅이 오르쪽 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이후에도 일본은 한국의 골문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정신력을 앞세운 수비였다. 한국은 끝까지 버텨냈고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한국이 일본을 잡아준 덕은 북한이 봤다. 앞선 경기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은 북한은 2승1무, 승점 7점으로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이 1승1무1패(4점)로 준우승했다. 한국은 중국과 1승2패(3점)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한국이 앞서(한국 -1, 중국 -2)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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