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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에 미친' 이광종 감독, 4강 좌절에도 희망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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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전임 지도자 1기, 박주영에서 문창진까지 수많은 선수 발굴

[이성필기자] 30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를 다시 쓰려고 했던 한국 U-20 대표팀이 너무나 아쉽게 8강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한국은 8일 새벽 열린 이라크와 8강전에서 사력을 다하며 연장 명승부를 벌인 끝에 3-3으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4-5로 져 눈물을 뿌려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크게 기대도 주목도 받지 못했던 한국이 8강까지 오르고, 또 매번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이광종(49)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이광종 감독은 청소년 축구의 대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지도자 자격이 있어 프로팀에서 수 차례 영입 제의가 왔지만 한눈 팔지 않고 청소년 육성에만 몰두했다. 1988년 유공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1998년 수원 삼성에서 현역 생활을 마쳤다.

1987년 국가대표, 1988년 올림픽대표를 지내기는 했지만 그렇게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도자에 입문하면서 더 화려한 꽃을 피웠다. 1998년 은퇴 후 지도자를 시작했고 2000년 대한축구협회가 유소년 축구 강화를 위해 도입한 유소년 전임 지도자 1기 5명 중 1명이 됐다. 당시 멤버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지도자다.

이 감독은 2002년 15세 이하(U-15) 대표팀과 2005년 18세 이하(U-18) 대표팀 감독대행을 거쳤다. 2004년부터 4년간은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 지도자들의 팀장을 맡았다. 특히 2007년 국내에서 개최됐던 U-17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패를 맛보자 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아 2009년 대회에서 한국을 22년 만에 8강에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11년 U-20 월드컵에서는 16강까지 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해외파 선수가 거의 없이 대학생 선수 중심으로 팀을 짜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를 뽑기 위한 이 감독의 노력은 대단했다. 전 연령대의 선수를 체크했고 이들이 뛰는 경기는 방방곡곡으로 다 보러 다녔다. 전국에 축구부가 있는 학교는 다 가봤을 정도다. 선수의 유명세에만 집착하지 않고 플레이 스타일이나 발전 가능성 등을 포괄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축구 지능을 체크해 훈련시 지도한 것 이상의 기량이 나오는 지 세밀하게 살피는 등 체계적인 지도법을 만들어왔다.

축구협회도 이런 이 감독을 위해 연령대별 감독을 그대로 이어 맡아가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게 했다. 한 시대의 선수들을 육성해 올림픽대표나 국가대표로 올려 놓으면 그의 임무는 끝난다. 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또 다른 어린 선수 발굴에 나선다.

이 감독이 키워낸 선수를 열거하면 끝이 없을 정도다. 박주영(아스널), 지동원(선덜랜드), 남태희(레크위야), 석현준(마리티무), 손흥민(함부르크) 등 무수한 선수들이 그의 지도를 거쳐 갔다. 이들에게 개인 과외를 마다하지 않는 등 정성스럽게 기량을 다듬어주기도 했다.

선수들에게는 축구에 대한 집념을 심어주는 지도자다. 축구는 승부의 세계이자 투쟁의 세계라며 "승리하려면 투쟁력과 전투력이 있어야 한다. 볼을 빼앗기면 스스로 그 상황에 분노해야 한다"라고 축구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기 위해 애쓴다. 이 감독의 지도 아래 잘 다듬어진 정신력은 한국 축구의 기본이 됐다.

이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은 일관된 패스 축구다. 장신 공격수가 있어 높이를 적절히 이용하면서도 낮은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또, 조직력을 앞세운 패스로 스타가 즐비한 강팀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졌다. 이번 대표팀의 경우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김승준(숭실대)이 부상으로 본선 엔트리에 끼지 못했고 조별리그1,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었던 류승우(중앙대)가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했다.

이광종 감독은 지도자들을 지도하는 지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소년 축구에 관심을 쏟다보니 2년에 걸쳐 훈련 교재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지도자들에게 나줘 줄 정도로 정성을 쏟기도 했다. 유소년 축구에 올인한 그의 정성과 집착이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이번 U-20 월드컵 8강이라는 소중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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