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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 마스크 쓰고 공 받아준 이성열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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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LG 열전이 만든 진풍경들

[류한준기자] 투수가 헛스윙 삼진을 잡았는데 포수가 공을 뒤로 빠트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타자를 출루시켰다. 그리고 다음 타자 때는 포수 미트에 맞고 튄 공이 역시 뒤로 흘렀다. 1루에 있던 주자는 그 사이에 여유있게 한 베이스를 더 갔다.

보통 이럴 경우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포수는 투수에게 미안함을 나타내면서 다독인다. 때로는 벤치에서 타임을 건 뒤 감독이나 코치가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배터리를 진정시킨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이 열린 5일 목동구장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왔다. 9회초 LG 마지막 공격에서 넥센 염경엽 감독이 그랬다. 그런데 감독이 나와 격려하며 안정시킨 것은 투수가 아닌 '포수' 이성열이었다.

이날 이성열은 원래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8회와 9회 2이닝 동안은 포수로 투입돼 안방마님 노릇을 하면서 한현희(8회)와 손승락(9회)이 던지는 공을 받았다. 넥센이 앞서 대타나 대주자, 대수비를 줄줄이 투입하면서 엔트리에 든 포수 자원 허도환, 박동원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수 출신인 이성열이 대신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에서도 이성열은 포수 훈련을 받기도 했었다. 이런 이유로 넥센 벤치는 이성열에게 포수를 맡겼다.

8회는 잘 넘어갔지만 마지막 9회 이성열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넥센은 12-9로 앞선 상황에서 9회초 수비를 맞자 경기를 매조지하기 위해 마무리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선두타자 권용관 대신 대타로 나온 이병규(7번)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출루했다. 손승락이 던진 공을 이성열이 제대로 잡지 못해 뒤로 빠졌기 때문이다.

주자가 출루하자 넥센 염경엽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나와 포수 이성열 등 내야수들을 모두 불러모아 안정을 시켰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용의 타석에서 이성열은 또 다시 손승락의 공을 잡지 못하고 패스트볼을 범했다. 1루 주자 이병규는 여유있게 2루로 갔다. 포수 출신인 이성열이지만 실전에서 투수의 공을 받아주는 것은 오랜만의 일. 아무래도 넥센의 안방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넥센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손승락은 이후 연속 내야 땅볼로 이병규의 홈인을 허락했지만 더 이상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LG의 추격을 막아내며 12-10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LG전이 끝난 뒤 이성열은 "공을 뒤로 빠뜨렸을 때 정말 아찔했다"며 "한현희나 (손)승락이 형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은 "잊을 수 없는 경기"라며 "성열이에게 '괜찮다'고 계속 사인을 보냈다. 리드를 지켜낼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다"고 껄껄 웃었다.

염 감독도 9회 마운드로 나갔던 이유를 전했다. 그는 "한 점을 줘도 괜찮다고 얘기했다"며 "특히 성열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마운드로 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고 했다. 염 감독은 "3점을 앞서고 있던 상황이라 여유가 있었다"며 "앞선 8회말 공격에서 오윤이 추가점을 내는 적시타를 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1점 차 승부였다면 우리가 더 몰렸을 상황"이라고 어려웠던 경기를 돌아봤다.

만약 이날 승부가 더 이어지기라도 했다면 넥센에선 투수가 타석에 나와야 했었다. 지명타자 이성열이 수비로 투입돼 지명타자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8회말 투수 한현희 타석이 돌아왔을 때 대타 김지수를 기용하면서 넥센은 야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했다.

이날 두 팀은 모두 15명의 투수를 쏟아붓는(LG 9명, 넥센 6명) 총력전을 펼쳤다. 6일 넥센과 LG는 다시 맞대결을 한다. 총력전의 후유증이 어느 팀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까. 3연전 첫판은 넥센이 웃었지만 최근 상승세의 LG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두 팀은 신흥 라이벌답게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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