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투수 손승락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 8회 2사 후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SK가 3점 차로 쫓아오자 넥센 벤치는 든든한 마무리인 그를 올려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손승락은 벤치 기대대로 상대 추격을 끊었고 팀의 7-4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손승락은 9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 중에서 KIA 앤서니에 이어 두번째로 20세이브 고지를 밟는 주인공이 됐다. 손승락은 이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구단 배려 덕분"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는 경기 막판 박빙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에 따라 연투를 해야 하는 일도 많다. 그래서 등판 때마다 투구수를 확인하는 등 여러 면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 마무리 등판해 좋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혼자 힘 만으로는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손승락은 "이런 부분이 한 시즌 동안 공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경찰청 제대 후 넥센에 복귀한 지난 2010시즌부터 뒷문지기를 맡았다. 당시 팀을 지휘하고 있던 김시진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권유에 따랐다.
그는 그 해 26세이브(2승 3패)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라 마무리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2011년에는 17세이브로 주춤했으나 2012년 33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성장했다. 마무리 4년차인 올 시즌엔 앤서니와 구원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마무리투수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손승락도 꼭 피하고 싶은 상황이 있다.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거나 해서 선발투수의 승리를 날려버렸을 때가 대표적이다.
매 경기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손승락은 공 하나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진다. 하지만 항상 좋은 결과만 낼 수는 없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로 꼽히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넥센은 2-1로 이겼다. 8연패를 마감하는 경기라 승리의 기쁨은 컸다. 그러나 손승락은 대놓고 기뻐할 수 없었다. 선발로 나와 호투한 후배 투수 김영민의 승리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8회 마운드에 올라 NC 권희동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이날 쑥스러운 구원승을 올린 손승락은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 앞에 있던 김영민에게 다가가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손승락은 "몇 세이브를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며 "하지만 팀이 앞서던 경기에서 역전을 당하는 일만은 꼭 막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승락은 "최근 구종 하나를 더 던지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구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손승락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직구 외에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그는 "구종은 영업비밀"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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