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류제국은 '팀 승리의 아이콘'이었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LG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류제국은 지난 5월19일 KIA를 상대로 국내 데뷔전을 치렀다. 고교시절 라이벌이었던 김진우와의 선발 맞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경기에서 류제국은 5.1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LG는 7-4로 승리했다. 이후로도 LG는 류제국이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류제국 등판=LG 승리' 라는 공식이 깨진 것은 2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였다. 선발 등판한 류제국은 4.2이닝 2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고, LG는 9회말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3-4 역전패를 당했다. LG로서도 류제국으로서도 '승리 징크스'의 중단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류제국은 신경쓰지 않았다. 역전패 다음날인 2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둔 대구구장에서 류제국은 평소와 다름없는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류제국에게 "징크스가 깨졌다"는 말이 던져졌다.
이에 류제국은 웃는 얼굴로 "무슨 징크스가 깨졌죠?"라고 되물은 뒤 "피홈런 징크스가 깨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결과에 대한 다른 해석, 부정적인 해석이 아닌 긍정적인 해석이었다.
류제국은 20일 NC전 이전 3경기에서 매 경기 홈런 1방씩을 맞았다. 1일 KIA전에서는 김주형, 7일 롯데전에서는 전준우, 14일 넥센전에서는 이성열에게 각각 홈런을 허용했다. 5월26일 SK전에서만 피홈런이 없었을 뿐 첫 등판이던 5월19일 KIA전에서 홍재호와 나지완에게 총 2방의 홈런을 허용한 것까지 정확히 경기당 1개의 피홈런을 기록 중이던 류제국이다.
그러나 NC와의 경기에서는 홈런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최다인 6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고, 팀도 패했다. 주변에서는 류제국이 등판한 경기에서 LG가 처음 패한 것에만 주목했다. 하지만 류제국은 부정적인 결과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긍정적인 부분만 떠올리며 '피홈런 징크스'가 깨졌다고 해석한 것이다.
류제국은 국내 프로야구에 연착륙 중이다.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LG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류제국의 합류 시점부터 LG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도 우연은 아니다. 류제국의 활약에는 이런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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