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적 현장을 보기 위한 축구팬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18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한국과 이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는 우천으로 인한 수중전이 예고됐지만 축구팬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 13일 온라인 예매분과 울산광역시에 할당된 입장권 4만여장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장 판매분 2천장을 이날 정오부터 경기장 매표소에서 판매했다.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줄서기를 한 팬들로 인해 현장 판매분도 1시간 40분 만에 매진됐다. 이 때문에 암표상들이 등장했다. 표를 확보했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관전을 하지 못하는 팬들로부터 표를 구매한 뒤 되파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를 관전하러 온 강민형(38 )씨는 "지정석이 아니라 좋은 자리 확보를 위해 점심부터 와서 줄을 섰다. 비가 오더라도 맞고 응원할 준비를 끝냈다. 우비도 가져와서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큰 경기가 자주 열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축구 열기는 폭발적이었다. 울산은 지난해 11월 1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울산-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의 결승전에 개장 이래 최다인 4만2천15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문수경기장의 좌석수는 기자석과 중계방송석을 제외하고 4만3천여석이다. 이날 한국-이란전은 표 매진으로 만석이 되면서 새 기록을 세웠다. 총 관중수는 4만4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울산에서 한국대표팀 경기가 열린 것은 2001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조별리그 멕시코전과 2004년 오만과의 평가전이 전부였다. 올림픽대표팀이 지난 2011 3월 중국과 평가전을 치른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울산 경기에서는 모두 한국이 이겼다. 멕시코에 2-1, 오만에 5-0, 중국에 1-0 승리 등 패배가 없었다. 울산 현대도 챔스리그 결승전서 알 아흘리를 3-0으로 이기는 등 큰 경기에서 안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응원전은 그라운드 선수들의 기싸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붉은악마 울산지부는 이날 경기 시작 서너 시간 전부터 경기장에서 응원 준비를 마쳤다. 킥오프 한 시간 전부터 '대~한민국' 응원 구호로 전체 응원을 이끌었다.
벼랑 끝 승부라는 점에서 이란 팬들도 대거 몰려들었다. 이란에서 15개 언론 매체가 원정 취재를 왔다. 이란 팬들도 서울, 부산, 울산 등 각지에서 500명 이상이 모여 경기 전부터 이란 국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 팬들과는 유니폼을 바꿔 입는 등 우호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경기 결과 예측에 대해서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등 치열한 장외 싸움을 벌여 경기장을 후끈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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