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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기다림' 윤요섭, 시즌은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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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타격 슬럼프, 7일 롯데전 '3안타 3타점 폭발'

[정명의기자]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바라던 결과가 나왔다.

LG 트윈스 포수 윤요섭(31)에게 올 시즌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지난해 주전포수로 활약하며 기량이 성장,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지만 윤요섭은 개막 일주일도 되지 않아 2군행을 통보받았다.

윤요섭은 기다렸다. 겉으로는 덤덤한 척 했지만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된데다 이미 부인의 뱃속에는 첫 아이가 쑥쑥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임감은 때론 조급함을 낳는 법이다.

길게 느껴진 기다림을 뒤로하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것은 개막 후 한 달 이상이 지난 5월3일이었다. 새롭게 LG의 주전포수로 활약하던 현재윤이 불의의 부상을 당한 것이 윤요섭에게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윤요섭은 다시 기다려야 했다. 이번에는 긴 타격 슬럼프였다. 절치부심하며 2군에서 갈고 닦은 포수 기량은 눈에 띄게 향상돼 있었지만 자신의 장점이던 방망이가 좀처럼 제대로 돌지 않았다. 7일 롯데전을 앞두고 윤요섭의 시즌 타율은 5푼6리(36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기다림은 윤요섭만의 몫이 아니었다. LG 벤치 역시 윤요섭의 부진 탈출을 기다렸다. 김기태 감독은 타율 1할이 되지 않는 윤요섭을 꾸준히 선발 포수로 출전시켰다. 김 감독은 "본인이 제일 답답하지 않겠냐"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윤요섭이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며 꽉 막혀 있던 답답함을 풀어낸 것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였다. 이날 역시 김 감독의 믿음 속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윤요섭은 4타수 3안타(2루타 1개)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2회말 터뜨린 좌전 적시타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로 기록됐다.

경기 후 윤요섭은 "김기태 감독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많은 조언을 해주신 김무관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요섭 스스로도 코칭스태프가 부진한 자신을 끝까지 믿어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3안타를 몰아치며 5푼대에 그치던 시즌 타율은 1할2푼5리까지 올라섰다. 아직 기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타율이지만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전광판 타율에 마무리 투수 방어율이 찍혀 있다"며 내심 신경을 쓰던 윤요섭이다.

LG의 포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최경철에 부상으로 이탈해 있던 현재윤까지 곧 돌아온다. 윤요섭으로서는 살아난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윤이 돌아온다면 1군에 남아 있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윤요섭은 곧 아빠가 된다. 아들의 이름도 지어놨다. '마린'이라는 한글 이름이다. 해병대 출신인 자신의 별명이기도 하다. 요즘 남편,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으로 야구를 하고 있는 윤요섭. 오랜만에 폭발한 그의 방망이가 LG의 상승세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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