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과연 몇승까지 가능할까.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어느덧 리그 엘리트 반열에 올랐다. 29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이날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6승) 공동 5위 평균자책점(2.89) 17위, 탈삼진(67개) 공동 8위, 투구이닝(71.2이닝) 공동 12위에 올라 있다. 투수의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WHIP(1.13) 부문에선 17위다.
내셔널리그 15개 팀이 5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투수진을 꾸리는 점을 감안하면 75명 가운데 상위 10%를 넘나드는 성적이다.
◆ESPN "에인절스전 완봉은 시작일 뿐"
이제 관심은 올 시즌 몇승까지 가능할 지에 쏠린다.
다저스가 시즌의 30%를 소화한 점을 감안할 때 10승은 너끈하고, 15승도 바라볼 만하다는 평가다. 물론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전부 소화한다고 가정한 경우다. 단순 계산에 불과하지만 ESPN은 현재까지 페이스를 감안할 때 류현진이 올 시즌 19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류현진에 대한 미국 현지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ESPN의 다저스 담당 마크 색슨 기자는 29일 경기가 끝난 뒤 "많은 스카우트들의 예상보다 류현진이 훨씬 잘해주고 있다"며 "솔직히 말하면 다저스가 기대한 것보다 뛰어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30일 류현진을 집중 조명한 기사를 통해 "류현진은 다저스의 인내심에 보상을 했다"며 "한국 프로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사례 치고는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럽게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류현진이 기술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이지만 사실은 8년차 프로이며 타자를 잡아내는 방법을 안다"면서 "에인절스전 완봉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류현진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과 안정감이다.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펼친다. 한 번 리듬을 타면 웬만해선 벗어나지 않는다. 등판한 11경기 가운데 10경기에서 6이닝 이상 투구와 4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우타자에게 약하다는 우려도 불식시키고 있다. 올 시즌 왼손타자들에게 피타율 2할3푼1리를 기록한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들에겐 오히려 2할2푼4리로 더 강하다. 피홈런 6개 가운데 5개를 오른손 타자들에게 내줬지만 상대한 타수수(210-52)를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비율이다.
◆180이닝 150K 15승 기대해볼만
다저스는 현재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 뿐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우완 잭 그레인키는 아직 정상 투구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처진 다저스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당초 공언했던 류현진의 투구이닝 제한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다저스는 올 시즌 류현진의 투구이닝을 150 정도로 제한할 뜻을 개막 전에 밝혔다. 하지만 1승이 아쉬운 구단의 처지를 고려해보면 이 같은 방침이 어느 정도 완화될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면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적인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류현진은 180이닝 정도는 소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경우 15승 안팎과 15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대해 볼 만하다. 자연스럽게 내셔널리그 신인왕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류현진은 "미국 타자들은 무척 적극적이고, 파워가 아주 뛰어나다"고 했다. 그런 미국 타자들과의 정면승부에서 이겨나가고 있는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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