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프로축구 K리그는 올해로 출범 30주년을 맞이했다. 다양한 행사를 준비중이고 새로운 역사 확립으로 미래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야깃거리를 찾기 위한 K리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일례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창고 구석에서 1980~1990년대 K리그 관련 사진 1만장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했다. 기록 관리의 중요성이 큰 프로스포츠에서 과거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사진이 잠자고 있었던 것은 그만큼 프로연맹이 스토리 만들기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K리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구단인 포항 스틸러스는 최근 몇 년 사이 구단 역사 정리에 힘을 모으고 있다. 포항 스틸야드에는 구단의 역사를 상징하는 수많은 사진이 걸려있는 등 팀 정체성 확립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이하는 포항은 오는 26일 대구FC와의 13라운드 홈 경기에 구단 출신 레전드들을 초청해 경기를 치르는 등 축제 분위기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포항이 곧 K리그 역사라는 밑바탕을 깔고 모든 것을 준비중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홈구장 스틸야드 본부석 건너편 좌석인 E석을 '청암존'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대구전에서 제막행사를 시작으로 '청암존' 명명 선포식을 할 예정이다.
청암(靑巖)은 구단 창단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초대 구단주인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호다. 남달리 축구를 좋아했던 박태준 회장은 축구단 창단은 물론 한국 최초의 축구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건립, 유소년 시스템 도입 등으로 한국 축구의 모범 사례를 구축한 인물이다.
관중석 한 쪽을 '청암존'으로 지정한 것 역시 K리그 최초다. 이른바 네이밍 마케팅에 시동을 건 것이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1년 11월 2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취임 25주년을 맞아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의 북쪽 관중석을 '알렉스 퍼거슨 스탠드'로 명명한 바 있다. 구단에 어지간한 기여를 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항 관계자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은 구단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 깊었다. 생전에 구단 성적은 물론 미래를 강조했던 분이다. 구단에서 어떻게든 초대 구단주를 기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지역 사회에서도 충분히 동의하는 일이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포항은 지역에 기반을 둔 마케팅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포항시민들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대구전에서도 VIP석(18석)을 팬들에게 제공해 레전드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머리를 맞대고 더 많은 스토리 캐내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