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투수진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또 다시 대량실점으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줄 뻔했다. 두산은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난타전 끝에 15-8로 힘겹게 이겼다. 이로써 두산은 2승4패로 삼성-한화와의 이번주 6연전을 마감했다. 선두 삼성과의 주중 3연전서 1승2패를 기록한 건 그렇다 해도 하위권에 처진 한화에 1승 밖에 못한 건 분명 기대이하다.
이미 '답 없는' 불펜에 선발 마운드마저 무너졌다. 시즌 초반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정호가 선발로 나섰지만 불과 1.1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5실점에 그쳤다. 전날 임시 선발로 등판한 이혜천의 1.1 이닝 5안타 6실점 부진이 재현된 것이다. 임태훈 등 5명의 투수가 줄줄이 등판하고도 진 전날과 다른 점은 유희관의 존재였다.
2회말 1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셋업맨' 유희관은 무려 6.2이닝 동안 안정적인 투구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이날 기록은 6.2이닝 3안타 3실점. 공 106개를 던지며 탈삼진 7개, 볼넷 3개를 각각 기록했다. 중간계투로 나서 사실상 선발투수 역할을 했다. 몸이 덜 풀인 3회에만 실점했을 뿐 나머지 5이닝 동안 물오른 한화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고로 평가받은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서 현재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에이스 니퍼트 뿐이다. 지난해 '신데렐라'로 부상한 노경은은 올 시즌 아직 '영점'을 잡지 못한 느낌이고 베테랑 김선우는 투구 밸런스의 문제로 잠시 1군 명단에서 제외됐다.
기대를 모은 좌완 올슨은 시즌 3경기에 등판한 뒤 개점휴업 상태다. 이날 경기에 앞서 3번째 불펜투구를 마친 올슨은 다음 주 중 한 차례 더 불펜피칭을 실시한 뒤 마운드에 복귀할 전망이다. 두산의 '마지막 희망'인 그가 한 달이 넘는 시간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준다면 '천군만마'이겠지만 반대라면 사태가 무척 심각해진다.
이미 써볼 만한 투수는 다 써본 터여서 더 이상 활용할 카드가 없어진다. 오른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이용찬은 복귀하더라도 1군 마운드 적응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두산 승리의 요인은 활화산처럼 터진 타선이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203득점으로 200점을 돌파한 유일한 구단이다.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잔루가 많지만 한 번 터지면 무섭게 터진다. 두산에겐 다행스럽게도 이날이 그랬다.
0-4로 끌려가던 2회초 윤석민의 솔로홈런으로 따라붙은 두산은 1-5로 뒤진 3회초 이종욱의 1타점 3루타, 민병헌의 적시 2루타, 홍성흔의 좌전안타로 단숨에 3점을 올렸다. 투수진의 난조로 4-8로 다시 점수차가 벌어지자 4회초 한꺼번에 4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선두 오재원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3루타를 치자 허경민의 좌전안타, 1사 만루에서 민병현이 밀어내기 볼넷, 김현수가 2타점 중전안타를 기록한 것. 점수는 8-8 동점이 됐다.
2번째 투수 유희관의 안정적인 투구가 이어지자 두산은 경기 후반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7회 2사 2,3루에서 정수빈의 내야안타로 윤석민이 홈을 밟아 9-8. 8회에는 홍성흔의 좌월 스리런홈런 등으로 4점을 추가해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연휴 기간 두산을 상대로 홈에서 기분좋게 2연승한 한화는 이틀 연속 타선이 폭발했지만 역시 투수진의 부진으로 주말 3연전 '싹쓸이'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에이스 김혁민이 3이닝 7안타 7실점으로 크게 부진한 게 가장 뼈아프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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