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이브랜드(30)가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팀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중요한 등판이다.
이브랜드는 15일 넥센 히어로즈와 목동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8번째 선발 마운드다.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이브랜드에게는 반드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등판이다.
올 시즌 이브랜드는 2패만을 떠안았을 뿐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5.68로 높은 편이다. 전체적인 성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화와 끝까지 올 시즌을 같이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앞선 7번의 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가 단 2번 뿐이었다. 4월5일 넥센전에서 7.1이닝 3실점, 4월26일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5회 이전 강판한 것이 무려 3번이나 된다. 4월11일 삼성전 2.1이닝 6실점(4자책), 4월17일 NC전 2이닝 3실점, 5월7일 NC전 3.1이닝 4실점이다.
이브랜드가 소화한 총 이닝 수는 31.2이닝. 이는 9개 구단 19명의 외국인 투수 중 15위에 해당한다. 이브랜드보다 적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NC의 에릭(25.2이닝), 삼성의 로드리게스(24.2이닝), KIA의 앤서니(18.1이닝), 두산의 올슨(9.2이닝) 등 4명 뿐이다.
에릭은 한 차례 2군에 다녀왔고 로드리게스는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앤서니는 마무리투수고, 올슨은 3경기 등판 후 줄곧 2군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1군 엔트리를 지키는 외국인 선수 중 이브랜드가 가장 부진하다고 봐야 한다. 한 차례 2군에 내려가 전반적인 컨디션 및 구위 점검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화의 팀 사정상 그러지도 못한다.
한화의 마운드 체계가 무너진 것에는 이브랜드의 책임도 있다. 이브랜드가 조기에 강판하면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선발 요원들의 불펜 투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7일 NC전에서 한화는 선발 이브랜드가 3.1이닝만에 강판하자 유창식을 비롯해 7명의 투수를 추가로 투입하는 출혈을 하며 경기를 마쳤다.
다행히 최근 김혁민의 부활로 한화 마운드에도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 이브랜드만 자리를 잡는다면 바티스타, 김혁민과 중심을 이뤄 마운드의 정상화를 바라볼 수도 있다. 14일 넥센전에서 김혁민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필승조를 아낀 채 승리를 따낸 것이 좋은 예다.
이브랜드 스스로도 팀에 미안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드물게 팀의 삭발 대열에 동참하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잘 던지면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기복 있는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첫 승에 도전하는 이브랜드다. 나흘 휴식 후 치른 첫 경기에서 선두였던 넥센을 완파하며 한화의 팀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뒤죽박죽이었던 마운드의 실타래도 조금씩 풀리는 분위기다. 팀의 좋은 흐름이 계속될지는 이브랜드의 왼쪽 어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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