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박찬호-김선우-백차승 뿐…日 다르빗슈도 아직 없어
이닝당 투구수 관리 필수…적응 시간 더 필요해
[정명의기자]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소화력은 여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닝이터'의 본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루키'인 류현진은 올 시즌 8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한 번도 6회 이전에 강판된 적이 없다. 신인 투수가 첫 8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한 것은 다저스 역사상 3번째 있는 일이라니 류현진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류현진이 8경기에서 소화한 이닝은 총 50.1이닝. 13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23위에 해당하는 이닝 수다. 내셔널리그로 범위를 좁히면 공동 10위. 1위는 58.2이닝을 던진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팬들의 관심은 이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완투승이 언제 나올지에 쏠리고 있다. 최근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이기 때문에 그 기대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7시즌을 뛰면서 총 27번의 완투(완봉 8회)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완투승이 그렇게 쉬운 기록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라는 무대에서 승리를 따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하물며 한 경기를 홀로 마운드에서 버텨내며 승리를 챙긴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역대 한국인 투수들 중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완투승을 거둔 선수는 3명 밖에 없었다. 박찬호가 17년간 9차례 완투승(3완봉, 1완투패)를 기록했고 김선우와 백차승이 한 번씩 경험해봤다.
박찬호의 경우를 봐도 첫 완투승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풀타임 선발로 자리를 잡은 1997년 22번째 선발 등판에서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첫 완투승이라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었다. 데뷔 후 등판 경기 수만 따지면 72경기만의 완투승이었다.
류현진은 이제 겨우 8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벌써부터 완투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류현진보다 한 해 먼저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딘 다르빗슈 유(텍사스) 역시 아직 완투 기록이 없다.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6~7이닝만 막아준다고 해도 류현진으로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기 때문에 완투승이 기대되는 측면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투수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에서처럼 완투 능력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언젠가는 나올 기록, 빨리 나와서 나쁠 것도 없다.
완투를 위해서는 투구수 관리가 필수다. 류현진은 8경기에서 796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99.5개의 투구수로 6.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가장 많은 투구수는 지난 12일 마이애미전에서 기록한 114개. 당시 류현진은 6.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한편 13일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나온 완투 횟수는 21번이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이다. 슬슬 새로운 무대에 적응을 끝마쳐가는 류현진. 언제쯤 그가 고국의 팬들에게 완투승이라는 큰 선물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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