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11일 목동 SK전을 앞두고 서건창과 이택근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서건창은 컨디션 조절 차원의 배려였고, 이택근은 허리에 묵직함을 느껴 제외했다. 서동욱이 2번 2루수, 오윤이 3번 우익수로 나섰다.
전날 SK에 패한 넥센으로서는 승리가 중요했던 상황. 그러나 염 감독은 무리하지 않았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그런데 하루 쓰다 한 달을 못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몸 상태 이상을 보이는 초반에 쉬고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한 경기가 아닌 시즌 전체를 보고 내린 판단이다. (서건창 이택근의) 교체 출전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1-2로 뒤진 8회말, 염경엽 감독은 허도환 타석에 대타로 서건창을 내세웠다. 서건창은 SK 선발 윤희상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다음 장기영도 좌측 안타를 때려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서동욱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다음 오윤이 타석에 들어섰다. 한 방이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 대타 이택근 카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염 감독은 앞서 2안타를 때린 오윤을 그대로 기용했고, 오윤이 3루 땅볼로 아웃돼 아웃카운트 하나가 늘었다.
이후 넥센 공격이 불붙었다. 박병호가 고의 4구로 걸어나간 뒤 2사 만루 찬스에서 강정호가 2타점 역전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도 이성열이 2타점 적시타를 보태 점수는 5-2로 벌어졌다. 이날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이택근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면서도 넥센은 기분 좋은 승리를 취할 수 있었다.
특히 이택근은 지난달 4일 목동 LG전부터 25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선수 몸 상태를 생각하면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넥센은 이날 승리로 20승(10패)을 달성,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았다. 2년 연속 20승 선착이다. 그렇지만 경기 후 염 감독은 "지금 승수는 아무 의미 없다. 순위표도 보지 않는다. 순위보다는 지금 한 경기가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야구 철학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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